숨죽인 소비심리 답답한 가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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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전제품 등의 판매증가세가 둔화되면서 9월 백화점 매출증가율이 추석특수에도 불구하고 1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실물경제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급 가전제품인 양문형 냉장고와 디지털TV 등의 판매증가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9월 대형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9월에 비해 1.4%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6월(-0.6%) 이후 15개월 만이다.

 당초 산자부와 업계는 태풍피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촉행사와 추석특수를 감안해 5.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9월에 비해 영업일수가 이틀 적고 추석특수가 기대에 못미친 데다 그간 효자노릇을 해온 가전제품의 판매가 부진했으며 상품권 판매도 예년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산자부는 분석했다.

 대형 할인점의 9월 매출도 3.0% 증가하면서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8월(4. %)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산자부는 말했다.

 품목별로는 추석을 맞아 선물세트류의 판매는 30% 가량 늘었지만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상반기에 보인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자부는 10월에는 영업일수가 지난해 10월에 비해 많고 정기세일 초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각각 4.7%와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백화점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특성상 당분간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은 백화점 매출 감소뿐 아니라 양문형 냉장고·디지털TV 등 고급 가전제품의 판매증가세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고급가전의 대명사로 실물경제 동향을 잘 보여주는 제품인 삼성전자 ‘지펠’과 LG전자 ‘디오스’ 등 국내 양문형 냉장고 판매량이 올 1분기 월평균 4만5000대에서 2분기 들어 5만5000∼6만대로 치솟았다가 8월과 9월에는 각각 5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디지털TV의 경우 8월 판매량은 7월(4만8057대)보다 1% 증가한 4만8545대로 연중 최고치인 6월(7만6202대)에 비해 36% 감소했다.

 특히 올해 디지털TV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온 고가품인 PDPTV(7월 대비 -17.8%), 프로젝션TV(-5%), LCDTV(-21.5%)는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인 CRT(브라운관)형 HDTV(7월 대비 10.6%) 판매는 증가해 고가품에서 보급형으로 소비 패턴이 점차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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