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인터넷전화 빅뱅 온다

 일본 정부가 인터넷전화 보급에 발벗고 나서면서 일본 인터넷전화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정착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5월 인터넷전화에 ‘050’으로 시작하는 11자릿수 전화번호를 부여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전용번호 접수를 개시하는 등 본격적인 인터넷전화 시대를 열기 위한 법적 정비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 ADSL서비스업체, 케이블TV업체 등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일본 인터넷전화 시장이 일대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뛰는 인터넷전화 업계=총무성이 전용번호 접수를 개시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4개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퓨전커뮤니케이션스, NTT-ME, 소프트뱅크그룹의 비비테크놀로지, 미에현의 케이블TV업체인 제트티브이 등 4개사가 이미 신청을 끝냈다. 또한 장거리 및 국제전화서비스를 하고있는 NTT커뮤니케이션스, 일본 제2통신업체인 KDDI가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DDI는 이미 지난 7월에 법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이달부터 개인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형 ISP업체, 지역별 케이블TV업체 등 적어도 10개 업체 이상이 전용번호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 통신공룡 NTT동·서 지역회사가 고정(일반)전화 중심 전략에서 탈피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여 더욱 열기를 달구고 있다. 일본내 최대 통신업체이자 절대적인 망사업자인 NTT동·서가 전용번호를 신청할 경우 이는 곧 일본 통신 시장 전체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점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인터넷전화 시장 노리는 NTT=NTT동·서는 올초 향후 고정전화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동결하고 그 대신 인터넷전화 관련 투자를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NTT동일본의 미우라 사토시 사장은 7월 취임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IP전화(인터넷전화)를 가을 이후에 도입할 방침”이며 “종래에 해왔던 고정전화에의 신규 투자는 원칙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IP망 구축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 NTT서일본의 우에노 미치토모 사장도 “IP전화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NTT동·서가 이번 가을께부터 나란히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NTT동·서일본은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현내에서만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한 총무성의 업무 범위 제한를 풀어달라는 건의를 해놓은 상태다.

 NTT동일본의 미우라 사장은 “인터넷에서는 시내도 장거리도 국제도 없다. 현내에만 막혀 있으면 (통신)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의 업무 제한 해지를 신호탄으로 NTT가 인터넷전화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폭발 성장은 내년 초부터=하지만 일본 인터넷전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인터넷전화 사업자간 IP망을 연결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설비투자를 누가 얼마만큼 부담할지가 문제다. 또한 현재 서로 다른 통신방식을 택하고 있는 각 사업자간에 이를 상호 조정해야 한다.

 고정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거는 ‘고정발(發) IP신(信)’ 통화의 요금 설정권을 누가 가질지도 과제다. 최근 ‘고정발 휴대신’의 요금설정권을 둘러싸고 터진 이동전화측과 고정전화측의 갈등과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110번 등 긴급전화나 전화번호 안내서비스 기능이 없는 점도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8월 망사업자인 NTT동·서는 인터넷전화가 갖게 될 050번호에 부여할 중계교환기의 회선접속단자 확보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제1종전기통신사업자들이 거의 무료로 가지고 있는 중계교환기 회선접속단자를 개별부담원칙을 통해 유료화해 놀고 있는 단자를 반환케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이같은 문제들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초가 시장 폭발 성장의 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민간조사기관인 야노경제연구소는 인터넷전화가 지난해 말 158만회선에 이르렀으며 2005년말까지 651만회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인터넷전화가 NTT 전화망을 완전하게 대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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