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신청한 위성DAB 주파수 대역 논란

　SK텔레콤에 이어 위성디지털오디오방송(DAB)용 주파수 확보에 뛰어들었던 KT의 위성DAB용 주파수 신청이 국제 규정상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정보통신부가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고의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박헌기 의원(한나라당)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이 위성DAB사업을 위해 정보통신부에 위성궤도와 주파수를 신청했으나 SK텔레콤과 달리 KT가 신청한 대역(2605∼2630㎒)은 허가받을 수 없는 대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의원은 KT가 신청한 주파수 대역은 (세계전파주관청회의(WARC)-92 결의문 528조항에 따라 방송위성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대역이라고 주장했다. WARC-92 결의문 528조항은 ‘잠정기간 방송위성시스템은 전체 120㎒대역 중 상위 25㎒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만약 한국에서 위성DAB를 도입한다면 SK텔레콤이 신청한 주파수 대역(2630∼2655㎒)에 한해서만 가능할 뿐 KT가 신청한 대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현행 국제 규정상 허가가 안되는 대역을 KT가 신청하고 정통부가 받아들인 것은 SK텔레콤에 대한 위성DAB 특혜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조규조 주파수과장은 “현재는 허가가 나지 않으나 미래에 허가될 가능성이 있어 잠정적으로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일본도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광주 KT 위성운용단장은 “정통부가 KT의 위성DAB용 주파수 신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위성DAB 주파수와 위성궤도를 신청했으며 당초 계획은 WRC-2003에서 허가를 받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T신청 대역이 국제 규정상 허용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오늘(2일)에야 알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행 국제 규정에서 용인되지 않는 대역을 KT가 신청하고 정통부가 신청을 접수한 사실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위성궤도 확보가 우선이라고는 하나 국제 규정이 마련된 이후에 위성궤도와 주파수를 신청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