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계 대만주의보

대만업체 시장점유율 상승세

 국내 네트워크업계에 대만 주의보가 발령됐다.

 그간 국내 업체가 강세를 보였던 무선랜·초고속인터넷 등 가입자 장비 분야에서 최근 ‘박리다매’ 전략을 앞세운 대만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세가 두드러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현재 가입자 장비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벤처업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대만 업체의 급성장은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한국과 대만 모두 내수 규모의 한계로 인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향후 수출 시장 확보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만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과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필요한 대형 백본 장비보다는 대량생산·대량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입자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인 MIC에 따르면 대만의 전세계 랜카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64.3%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들어서도 이러한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무선랜 분야에서는 액톤·젬텍·D링크 등이 핵심 칩세트의 공동구매를 통해 생산단가를 낮춰 저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실제 대만 업체들은 최근 무선랜 도입이 활기를 띠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이미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상당수의 대만산 제품이 국내에서 재조립 과정을 거쳐 대거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무선랜 시장이 저가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장비공급 업체들이 채산성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대만산을 채택하고 있는데다 수요처인 통신서비스 업체들도 성능만 만족한다면 원산지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어 대만산 무선랜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인터넷 장비 분야에서도 자익셀·앰빗 등 대만 업체의 공세가 거세다. 유럽 시장에서 대만의 자익셀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 ADSL업체 관계자는 “당시 자익셀의 가격이 10∼20% 저렴해 사업자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며 “최근에는 대만 제품이 가격뿐 아니라 성능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업체에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의 최승태 전무는 “대만 업체들은 공동연구·공동구매 등의 공조체계를 통해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해외 시장 진출시 대기업-벤처기업, 정부-업체 등의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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