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는 지난 1839년에 개념이 처음 소개된 이래 기존 다른 에너지원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으나 이제 그 꿈이 실현되려고 한다.
연료전지의 발전 과정을 보면 1950년대에 우주선과 같은 특수 분야용 연료전지가 개발됐고 1970년대에 에너지 위기가 일어났을 때 산유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나라 정부기관들이 연료전지의 개발을 적극 지원했다. 1990년대에 와서는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자 교통수단 및 고정 동력장비용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휴대형 정보통신기기를 포함한 휴대 단말기에 채용하기 위한 보다 우수한 에너지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급증함에 따라 마이크로 연료전지(Micro Fuel Cell)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마이크로 연료전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50W 미만의 출력을 가진 소형 전지를 마이크로 연료전지로 규정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효율적이고 회전운동 등의 운동부분이 없으며 자체 방전량이 적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연료전지 기술 자체만 가지고는 사업성이 없다. 강력한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는 휴대형 장치가 주요 수요처가 되고 있고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한 교통수단 및 고정 장비에도 많이 채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연료전지가 휴대형 가전제품에 널리 채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포함한 교통수단과 고정 동력장비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스템이 실용화하려면 기술이 더 발전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전지와 마찬가지로 연료전지도 화학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전환한다. 그러나 일반 전지는 일정량의 전해물질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연료전지는 연료를 여러 번 재충전할 수 있다. 현재 연료전지에는 수소와 산소를 연료와 산화체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순수한 수소를 사용하면 부산물은 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천연 가스나 메탄올과 같은 탄화수소를 재생하면 연료전지용 수소를 생성할 수 있다. 종전에는 탄화수소를 재생하는데 연료 처리 장치나 연료 변형 장치를 사용했다.
마이크로 연료전지에는 여러 종류의 전해물질이 사용되는데 그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가령 양자교환막(PEM:Proton Exchange Membrane) 연료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운용온도가 낮기 때문에 휴대형 가전제품에 적합하다. 또 인산이나 탄산염액 또는 고체 산화물을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비교적 복잡하고 운용 온도가 높기 때문에 고정 장치에 채용하기에 적합하다. 소형 휴대형 제품에 채용될 정도로 작은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수소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스 압축 실린더와 기존의 변형장치와 같은 재래식 수소 저장 연료전지 시스템은 너무 커서 휴대형 단말기에 채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Jet Propulsion Lab)와 남캐리포니아대학은 90년대에 메탄올 연료전지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그 개발 사업은 미국 국방부 첨단연구프로젝트국(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의 자금 지원을 받아 추진된 것으로 PEM 연료전지 기술은 전지 시스템의 소형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 전지를 개발할 당시에는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했지만 에탄올과 같은 다른 알코올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PEM 연료전지의 소형화 기술개발이 계속되는 한편 알코올을 직접 사용하는 연료전지(DAFC:Direct Alcohol Fuel Cell)가 머지 않아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알코올 사용 연료전지 기술 개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마이크로 연료전지의 개발에 있어서 두 가지 어려운 문제는 비용 효율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소재, 부품, 디자인 등의 기술을 향상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알코올 연료전지에는 PEM이 전해질로 사용된다. 보통 알코올 연료전지에는 전지의 양극에 액체 알코올, 특히 메탄올이 사용된다. 이런 전지에서는 양자전도막이 양극과 음극을 분리시킨다. 여기서 얇은 막 위에 코팅된 촉매제가 연료의 탄소와 수소를 분리시켜 수소 이온을 형성하게 한다. 이렇게 형성된 수소이온이 막을 통과하고 전자가 외부 회로를 통해 움직임으로써 발전이 되는 것이다. 메탄올이 연료전지로 직접 수소를 공급하는 데 편리하다. 지난 90년대 초 메탄올 연료 전지가 처음 개발된 이후 알코올 연료전지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다.
수소를 플루오르로 치환한 술폰산(perfluorosulfonic acid)과 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의 공중합체를 사용하는 기존의 PEM은 메탄올에 침투함으로서 유용한 전기를 발전하는 데 필요한 전극의 운용 전위를 낮춰준다. 플루오르로 치환한 술폰막은 연소될 때 독성이 생겨나지만 알코올 연료전지는 휴대형 가전 제품에 많이 채용되고 있다. 현재 메디스 테크놀로지스(Medis Technologies)가 PEM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알코올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전해질의 구성 소재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메탄올과 에탄올을 포함한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PEM 연료전지가 휴대형 가전제품에 채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순수 수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연료를 수소로 전환시키기 위한 장치는 휴대폰이나 PDA와 같은 소형 정보기기에 채용하기에는 너무 클 것으로 보인다. 수소 연료 PEM 연료전지 기술은 알코올 연료 전지보다 더 성숙돼 있지만 소형 정보통신기기에 채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연료 전지의 경우는 알코올 연료전지 기술이 더 앞서 있다. 이론적으로는 수소를 양극 소재로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가 4만2000Wh/㎏이어서 그 밀도가 5960Wh/㎏인 메탄올을 사용하는 것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더 높아진다.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용 에너지원으로서 마이크로 연료전지의 경쟁 제품은 리튬이온폴리머 2차 전지, 첨단 변환기(transducer), 울트라커패시터(ultracapacitor), 마이크로 가스터빈 엔진, 금속-공기 전지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첨단 변환기, 울트라커패시터, 마이크로 가스터빈 엔진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연료전지에 대한 규제 기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며 정부기관과 관련업계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규정으로는 수소나 수산화 금속 또는 메탄올 연료전지를 탑재한 노트북PC나 기타 휴대형 정보통신기기를 가지고 여객기에 탈 수 없게 돼 있다.
주요 마이크로 연료전지 전문 업체는 MTI 마이크로퓨얼 셀스(MicroFuel Cells), 메디스 테크놀로지스, 맨해튼 사이언티픽스(Manhattan Scientifics) 외에 폴리퓨얼(Polyfuel), 스마트 퓨얼 셀(Smart Fuel Cell), 다이렉트 메탄올 퓨얼 셀 코포레이션(Direct Methanol Fuel Cell Corporation) 등이 있다. 이들 외에도 모토로라, 소니, NEC, 삼성전자, 도시바, 혼다, 카시오 등 주요 통신기기 및 가전업체들도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또 발라드 파워 시스템스(Ballard Power Systems),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이 특정 분야 용도로 개발한 연료전지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는 업체도 있다.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자료문의 : 김영우 SRI한국지사장 young.kim@sri.com>
박철호 SRIC-BI선임컨설터트 cpark@sric-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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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1~2006년 첨단 전지별 에너지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