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지금이 통신업체 창업 호기"

 통신회사를 직접 창업하기를 원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듯싶다.

 통신산업이 파산, 과도한 부채, 실패한 사업모델, 통신산업 미래에 대한 엇갈린 전망 등으로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 한편으로 견실한 중견업체와 야망에 불타는 신생업체들은 파국 분위기의 통신산업 현장에서 상상도 못할 헐값에 알짜배기 통신자산을 주워담고 있다.

 이같은 ‘통신 바겐세일’에서 구하지 못할 것이 없다. 저가 장거리통화, 사무용 가구, 해저케이블, 방대한 광통신망, 더 나아가 전체 네트워크와 고객에 이르기까지 몽땅 살 기회가 지천에 널려 있다. 최근 설립된 회사로 통신자산 매각자와 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샌프란시스코텔레콤어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크 슐러 전무는 “이번 통신 바겐세일은 통신산업의 모습을 영원히 바꿔놓을 최대 이벤트”라고 단정지었다.

 도산하거나 경영위기에 빠져있는 초대형 통신회사의 잔해를 기반으로 기업 전체가 설립된 사례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로스앤젤레스의 비상장업체 원스위트다. 이 업체는 최근 월이용료 없이 분당 2.5센트의 장거리통화서비스에 들어갔다. 원스위트는 지난해 유휴 네트워크에서 수익을 얻기를 원하는 AT&T와 스프린트 등 대형 기간통신업체로부터 도매가격으로 장거리통화 시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원스위트는 그 뒤 서비스를 확대하고 독자적인 저가 통화망을 구축했다. 원스위트는 브로드윙,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XO커뮤니케이션스 같은 업체가 막대한 돈을 들여 건설한 네트워크의 유휴 용량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짜맞춰졌다.

 온파이버커뮤니케이션스는 연초에 6개 미국 도시에서 광통신망 운영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현재 12개 도시에서 네트워크를 운영중이다. 이 업체도 통신산업의 파장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 오늘에 이르렀다. 온파이버는 지난 5월 자본금 8000만달러로 설립된 파산회사 스페러옵티컬네트웍스 자산을 불과 230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업가치 8500만달러로 평가되던 경쟁업체인 텔시온의 자산도 사들였다. 텔시온의 정확한 인수가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80% 이상 싼 값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DT의 헐값인수는 지난 21일에도 이어졌다. 파산위기의 스타텔레커뮤니케이션스의 네트워크 용량과 장비를 불과 60만달러에 인수했다. IDT는 이 인수금액이 네트워크 건설비용의 1%가 채 안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DC의 데이터 네트워크 회사 코전트커뮤니케이션스가 지난해 PSI넷 등 5개사를 인수하면서 지불한 대가는 2200만달러와 회사지분 13%가 고작이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아직도 헐값 매물이 많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특히 파산보호를 신청한 월드컴이 방대한 자산의 일부를 정리할 경우에 헐값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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