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종합주가지수 안전판 역할 가능한가.’
최근 국내 증시가 연중 최저치까지 추락하면서 지수를 받쳐줄 지지선을 설정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자 거래소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종합주가지수 추세 전환의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중요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60선이 깨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시장 수익률을 하회한 반면, 삼성전자는 30만원 선을 굳건히 지켜내 그나마 시장의 추가 하락을 저지해 주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를 지탱해 왔던 양호한 펀더멘털만으로는 미국발 악재로 냉각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주요 지지선인 30만원선을 계속 유지하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반등의 영향으로 1.47% 오른 31만1500원을 기록했지만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 추세 전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하락 추세에 있을 때 삼성전자는 마지막 버팀목이 됐지만, 삼성전자의 하방 경직성이 무너진 이후에는 그동안의 버팀목 역할이 사라지면서 하락 주도주로 변신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방을 견실히 쌓으면 태풍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막을 수는 없다”며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정보기술(IT)기업 실적 악화, 경제지표 둔화,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으로 급격히 악화된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삼성전자의 주가가 외풍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문가들은 30만원선이 무너질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어느 정도 추가 하락할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가 27만원대까지 하락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600선 근처까지, 25만원대로 추락할 경우에는 570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LG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30만원이 붕괴돼 27만원으로 내려앉으면 종합주가지수는 624까지, 24만원까지 하락하면 중기적으로 588선으로, 17만원으로 떨어지면 506으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굳건히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장근준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IT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시장의 실적 및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우리 시장에 추가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데다 기술적으로도 주가가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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