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까지 주저앉으면서 투자자들이 심리적 공항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5일 국내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 둔화, 기업실적 악화,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등이 향후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새벽 마감한 미 증시의 추가 하락 소식까지 전해져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미국 시장에서 다우지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행 금리를 1.75%로 동결하면서 7700선이 붕괴돼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FRB는 현재 경기에 대한 우려감까지 표명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지수 하락을 주도했던 반도체주들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낙폭이 둔화돼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장마감 이후 발표된 세계 2위의 D램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악화 소식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657.96으로, 코스닥지수는 50선이 무너진 48.79로 마감해 사상최저치(46.08)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지수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는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주가조작 사건 등에 연루되면서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은 미국에서 촉발된 연이은 악재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데다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진 이후 외국인과 기관들의 손절매 물량까지 대거 출회되면서 수급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대부분 경기민감주인 IT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미국 IT기업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시황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 둔화 등 전세계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들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 국내 증시의 침체 국면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폭락이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높여 단기적으로는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것들이어서 국내 증시도 상당 기간 바닥을 찾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주가가 바닥권에 접어들면서 가격 메리트도 높아져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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