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도 정보화 예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정보화와 과학기술 부문의 예산을 올해보다 평균 5% 늘리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03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21세기 세계 일류국가 진입을 위한 정보화사업 부문에 올해보다 4.4% 늘어난 1조6817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과학기술 부문에는 6.1% 증가한 5조258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전년 대비 올해 정보화 부문의 성장률이 7.2%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예산성장률이 다소 둔화돼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IT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그나마 예산을 늘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 중에서 주목할 점은 정보화 부문의 경우 그동안 초고속정보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전자상거래 추진, 지식정보 활용, 정보격차 완화, 인력 개발 등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전자상거래를 위해 내년에 올해보다 210억원 늘어난 128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고 문화지식정보활용 부문에도 353억원 늘어난 1566억원의 예산을 책정해놓고 있다. 또 정보격차를 완화하고 정보화의 역기능을 방지하는 데 올해 대비 25.1% 늘어난 1574억원의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과학기술 부문과 관련해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소년의 이공계진출 촉진 및 과기인력 양성, 예산확대, NT·BT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의 전략적 추진, 효율적인 연구개발체제 구축, 예산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이공계 진출 촉진 방안을 포함한 기초과학연구 지원사업을 위해 올해 대비 31.5% 증가한 3183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BT·NT 등 차세대 성장동력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특정 연구개발사업에 모두 589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연구개발체제 구축사업으로선 해외 우수인력·연구기관과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과학기술 국제화사업에 올해 대비 14.2% 증가한 239억원의 예산이 증액 편성됐으며 연구개발사업 종합조정 및 연구기획평가기능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 종합조정지원에 106.5% 증가한 32억원, 연구기획평가사업에 27.0% 늘어난 12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정부의 정보화 및 과학기술 분야의 예산배정을 보면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재정투자로 IT강국을 육성한다는 목표에는 부합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가용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정부는 정보통신 인프라 확충과 전자정부 운영을 활성화한다고 했지만 이 분야의 예산배정은 오히려 줄였다. 정부는 올해 1613억원을 들였던 민원행정서비스 개선업무 예산을 내년에는 1409억원으로 줄였고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예산도 올해 1148억원에서 976억원으로 172억원을 줄여 배정했다. 토지교통 정보화 예산의 경우도 올해 986억원에서 8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국회심의 과정에서 다시 한번 고려돼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업무에 따라 예산규모를 늘렸지만 그 규모가 적당한지도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한다. 정부는 정보격차를 완화하고 정보화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한 예산을 올해 1258억원에서 1574억원으로 25.1% 늘리긴 했지만 날로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보격차와 정보화 역기능을 고려하면 규모가 미흡한 실정이다.

 앞으로 국회는 21세기 정보화와 과학기술의 선진화 없이는 일류국가 구현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 정보화와 과학기술 부문의 예산규모를 재삼 검토해 우리가 디지털시대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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