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역 보급 확산으로 활성화가 예상되고 있는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놓고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와 콘텐츠 업계가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 영화전송 업체 인터테이너는 워너브러더스·유니버설·소니 등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들을 담합혐의로 제소했다.
인터테이너는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영화전송 시장에서 영화사들이 서비스 가격을 놓고 담합,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테이너측은 자신들이 영화사측과 계약을 맺고 영화들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입장인데 영화사들이 가격을 담합,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영화사들의 행위는 자사 서비스는 물론 광대역 콘텐츠 부문 활성화를 지연시키거나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조너선 태플린 최고경영자(CEO)는 “영화사들의 행동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콘텐츠 가격을 높이는 대신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테이너측은 특히 영화사들이 라이선스 협상을 고의로 지연시키면서 시장독점 여부에 대한 법무부의 조사로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는 자신들의 영화벤처인 무비링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워너브러더스의 대변인은 “가격 문제로 영화사들간에 협의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서비스 전송 주체, 복제방지 기술 등 인터넷 영화전송 시장 주도권을 놓고 두 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영화사들의 경우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이번에 디지털 영화전송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IT업계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영화업계에는 인터넷 파일전송(P2P) 서비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냅스터를 폐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음반업계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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