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업계 1위, 재계 6위를 차지하는 거대 유통 기업 롯데가 기업정보화 수준에서는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롯데는 최근 전자금융·통합CRM·통합SCM 등 IT관련 신규 프로젝트에 잇따라 착수한 상태여서 제반 인프라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롯데가 벌여 놓은 주요 프로젝트로는 롯데타운(포털)과 뱅크@롯데(전자금융) 등. 롯데타운은 롯데와 고객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통합 창구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각 계열사간 긴밀한 정보 공유가 요구된다. 전자금융 부문 역시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강력한 보안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롯데는 전자금융사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재해복구센터는 고사하고 계열사 통합망조차 갖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반면 유통업계 경쟁업체인 신세계는 서울 중앙우체국 11층 통합 전산실을 구축하고 일괄 백업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에는 구로 신사옥 이전과 동시에 데이터센터를 대대적으로 확장할 계획이어서 롯데와 대조를 이룬다.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주력사인 롯데백화점의 정보화예산은 320억원. 전체 매출(3조 8000억원)의 0.84%로 경쟁업체인 신세계백화점(2.73%)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정보화부문 투자가 매출의 1%에도 못미치고 있어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치에도 못미치고 있다.
매출 4조원대의 롯데의 정보화가 더딘 이유는 공급망이나 의사결정 단계가 복잡한 유통업태의 특성에도 기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외부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SI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5년 전 롯데의 정보화 전진기지 역할을 위해 출범했지만 그룹내 IT 용역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계열사가 발주하는 IT 프로젝트에도 다른 SI업체나 솔루션업체와 동등한 자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롯데정보통신이 그룹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등에 업고 거시적인 정보화 전략을 진두지휘하기는 커녕 유통이나 제과 등 다른 계열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조차 어렵다는게 내부의 시각이다. 권오훈 롯데정보통신 사장 역시 신동빈 부회장의 신임을 얻고는 있지만 그룹 CIO로서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롯데가 현재 신규시장 진출 등 변화를 모색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조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롯데가 추구하는 통합네트워크와 그 안에서 고객과 교감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략을 실현해 나갈 구심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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