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콘텐츠 이용을 손쉽게 하기 위해 고안된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의 ‘윙크(WINC)’와 미 베리사인의 ‘웹넘(WebNum)’ 등 접근번호시스템(이하 숫자도메인)이 등록개시 후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등록건수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윙크는 지난 7월 실시간 서비스 개시 후 2개월 보름이 지난 9월 현재 등록건수가 2000건을 간신히 넘었으며 웹넘도 5월 20일 서비스 개시 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등록건수가 30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평균 등록건수가 윙크는 800건, 웹넘은 75건에 불과한 것으로 유선인터넷용 영어도메인과 비교할 때 최대 10배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도메인등록대행사들을 통해 등록되는 닷컴·닷넷·닷오르그의 월평균 등록건수는 업체별로 최저 3000건에서 최대 1만건에 육박하고 있으며, 등록건수가 적은 닷케이아르도 최저 1000건에서 최대 3000건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등록률이 지나치게 저조하자 일각에서는 사업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던지면서 숫자도메인 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하는가 하면 기존 등록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업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시급하다는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다.
◇핫키방식 휴대폰 출시 지연=업계는 이처럼 무선도메인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핫키방식 휴대폰의 출시 지연을 꼽는다.
실제로 KTF가 지난 6월경부터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에 핫키방식을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LG텔레콤은 최근에서야 핫키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SK텔레콤은 아직도 핫키지원을 미루고 있다. 핫키가 지원되지 않으면 숫자도메인을 이용하더라도 결국 이동통신3사의 무선인터넷 홈페이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별다른 효용성을 느끼기 어렵고 따라서 숫자도메인 등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과금문제 해결 미흡=폰페이지 전용의 콘텐츠를 만들어도 과금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동통신사들이 과금을 대행해주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를 개발해도 과금이 불가능해 개발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LG텔레콤이 과금대행서비스를 개시했으나 시장점유율이 높은 SK텔레콤과 KTF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숫자도메인 서비스 자체의 한계=일부에서는 숫자도메인 자체의 한계를 지적한다. 특히 윙크의 경우 유선상에서 쓰고 있는 도메인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 도메인을 기준으로 숫자도메인을 발급받도록 돼있는 데다 서로 다른 업체도 같은 키에 해당되는 알파벳일 경우 중복번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폰페이지 제작 어려움=폰페이지 제작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거론된다. 폰페이지는 일반 웹페이지에 비해 저작도구도 별로 없는 데다 특히 이통사별로 플랫폼과 언어가 다르며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숫자도메인의 무용화를 우려한 윙크 진영은 오는 26일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무선인터넷협회,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인터넷정보센터 등 ‘무선인터넷접근번호체계 협의회’ 회원사간의 실무위원회를 갖고 윙크 활성화를 위한 부가서비스 제공방안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를 가질 계획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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