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日産 희귀 전자제품 쇼핑몰 마니아들로 북적

일본은 미국 소비자들이 말그대로 ‘덥석 물 수 있는’ 다양한 기기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들 최고의 일본 제품이 모두 미국에서 판매되지는 않는다. 도쿄 중심부 전자상가를 걷다보면 세계에서 최경량 최소형이라고 자부하는 소니의 노트북컴퓨터에서부터 카시오 컴퓨터의 손목시계형 디지털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그래도 이들 전자제품은 미국의 서킷시티(Circuit City) 같은 대형 전자유통점에서 절대로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소니에서 산요에 이르는 일본 제조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수출하기 이전에 먼저 국내에서 시험판매될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히트했다 해도 미국 소비자들이 즉각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본 제품은 미국 시장에 절대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이 이같은 틈새(?)를 공략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시카고에 있는 다이내미즘(Dynamism Inc.)은 일본 제품이 국내 판매에 돌입하기 한달 전부터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으며 미국 소비자를 위해 일본 제품 설명을 영어로 바꿔 미국이나 일본에서 1년간의 무상 수리 서비스도 제공해 각광받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한 기술지원회사의 창업자인 로벗 스티븐스는 “최근 지포(Zippo) 라이터 크기만한 소형 일본산 디지털카메라 두대를 구입하기 위해 다이내미즘에 280달러를 냈다”며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일본이 단연코 전자기기의 메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오랫동안 가전제품의 추세를 선도해 가면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워크맨, 캠코더, 평면TV 등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지나치게 튄다고 생각되는 상당수의 비주류 일본산 제품은 미국으로 건너오지 못하고 보다 일반적인 주류 모델만 미국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소형, 경량, 다기능에 대해 웃돈을 더 내고라도 사고자 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반면 미국인들은 가격을 가장 먼저 보는 경향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이같은 가격중시 경향을 몰라 손해를 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소니는 미국의 주류 PC보다 더 가냘픈 자줏빛 PC를 미국에 처음 내놓았으나 미국 PC 보다 가격이 비싼 바람에 판매에 실패한 적이 있다.




 때로는 미국의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 추세가 일본산 제품을 구식으로 전락시킬 때도 있다. 미니 컴팩트디스크와 디스크 녹음 및 재생기기에 대한 미국인의 수요는 PC를 통해 음악을 다운로드(내려받기)할 수 있게 하는 냅스터(Napster) 같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출현으로 수그러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미니디스크보다 컴퓨터에서 음악을 내려받아 녹음할 수 있는 CD가 훨씬 싸다고 결정했던 것이다.그러나 더글러스 크론 다이내미즘 최고경영자(CEO)의 눈에 비친 일본산 제품은 미국으로 건너올 경우 성장하는 틈새시장으로 바뀐다. 그는 지난 97년 다이내미즘을 설립한 이후 매출이 매년 두배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크론 CEO는 다이내미즘이 매년 들여오는 일본산 제품이 10만개 정도며 자사가 늘 순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수입 일본산 제품의 미국 현지화와 보증 서비스 대가 등을 포함해 일본 국내 시판가보다 30%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수입하는 전자제품의 대부분에는 미국 전압에 맞출 수 있는 AC어댑터가 딸려 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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