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과의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은 물론 드라마 등 영상물에 대한 국산 판정기준이 되는 국내 자본참여비율이 현행 30%에서 20%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애니메이션은 물론 드라마 등 기타 영상물에 대해서도 한국 영화진흥법 시행규칙에 맞춰 공동제작 영상물에 대한 국산 판정 기준을 20%로 설정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캐나다정부 측에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 국가 가운데 캐나다 정부와만 지난 95년 ‘텔레비전 프로그램 공동제작에 관한 양해각서 교환’을 통해 국산으로 인정하는 자본참여비율을 30%로 설정했으며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최혜국 대우 원칙에 따라 캐나다와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정부가 이번 제안서 의견을 받아들일 경우 국산 판정기준이 되는 국내 자본참여비율은 20%로 낮춰지게 된다.
◇하향 조정 배경=문화부가 국산 기준이 되는 자본참여비율을 20%로 낮추는 것은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외국업체와의 공동제작을 통해 자금 조달과 해외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자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다가 이미 캐나다 애니메이션 업체들의 기획과 창작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어 하향 조정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의 관계자는 “외국업체와 공동제작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100억원이 넘는 실정에서 국내업체들이 전체 예산의 30%를 투입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참여비율 인하를 통해 공동제작 기회를 늘리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창작이 더욱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응=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관계자는 “최근들어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외국업체와의 공동제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칫 또 다른 하청제작(OEM)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국내업체들이 현물투자 형태로 제작에 참여할 경우 또 다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망=캐나다 정부는 현재 거의 모든 외국 국가와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국산 판정비율을 20%로 설정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한국 정부의 제안은 쉽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의 관계자는 “이미 구두상으로 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큰 걸림돌은 없는 상태며 단지 세부항목에 대해서만 상호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빠르면 연내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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