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는 항상 문화산업을 미래산업의 하나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의욕과는 달리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문화산업에 대한 예산을 축소편성한 것이다.
문화산업을 전담하는 문화산업국의 예산을 작년보다 무려 25.5%나 축소한 것이다. 더구나 올해 정보화기금에서 5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문화산업의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내년부터는 이마저 없다. 실질적으로 문화산업에 대한 예산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예산이 그만큼 줄어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산업 진흥기반 조성과 전문인력 양성 및 우수 디지털콘텐츠 개발 활성화 등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거나 신규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화부 관계자도 아직 예산편성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금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산국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예산처와 계속 협의해 최소한 1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화부의 이야기대로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태풍 피해 등으로 추가적으로 들어갈 돈이 많은 데다 대통령 선거철을 맞아 선심성 예산도 있어 문화부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적다.
따라서 문화부가 당초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예산을 축소편성한 것이 문제다. 문화산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처음부터 문화산업의 예산을 늘려잡았어야 한다.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예산이 문예진흥 분야의 예산금액에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올해 문화산업이 막 부흥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이제 국제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게임산업도 수출의 물꼬를 트는 시점이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문화산업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산업 예산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것은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주무부처로서 문화부에는 문화산업을 살려야 할 책무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문화부는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새겨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화산업부·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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