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IT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제언

　◆김용한 지앤지네트웍스 상무 yhkima@gng.co.kr◆

‘IT’는 현재 언론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다. IT가 이처럼 유행하게 된 까닭은 벤처 활황과 함께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회 전분야에서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인구의 증가에 따른 파급효과가 과열이라고 우려될 정도로 산업 전반에 급속도로 전파됐으며 이로 인해 네트워크·시스템통합(SI)·반도체·유무선 등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종합상사들은 상품중개무역에 그치던 영업활동을 자체상품 개발로 전환하고 우수 IT제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단순 무역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이들 기업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월드컵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한국 IT제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도 국내 IT기업의 새로운 신규시장 진출에 불을 붙이는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때마침 발표한 IT제품 해외진출 지원대책에 대해 IT 관련 기업들이 거는 기대는 무척 크다. 정부는 이들 수출 희망기업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후속조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출 촉진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몇 가지 과제도 있다.

　얼마 전 국내 IT 관련 수출마케터 회의에서 거론된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출지원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지 기업과 경쟁하는 것보다 국내 기업간 과당경쟁 때문에 발생하는 출혈이 더 크다는 점,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는 ‘우리끼리’라는 집단이기주의가 국내 기업간 정보 전달을 막고 있으며, 이해관계에 따라 고급정보가 전달되거나 차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흘러다니는 정보는 많지만 실제 원하는 정보는 얻기 어렵다는 것이 수출 실무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고생해서 얻은 정보를 남에게 알려주기 싫다는 심리가 아직 기업인 사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고급정보를 갖고 있는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수출 희망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경쟁력 있는 IT제품을 발굴·수출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벤처지원단체인 코리아벤처포럼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국내 IT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벤처기업의 취약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은 국내 벤처기업이 맡고 대기업은 전문적인 해외 마케팅력을 활용해 수출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한 때다. 하지만 최근 벤처기업인 대다수가 벤처라는 단어조차 사용하길 꺼린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대한민국이 IT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우선 산업 기반인 국내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시 한번 희망의 물을 주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세계시장에서 팔 수 있는 우수한 IT제품들은 곧 고갈될 것이며 우리는 다시 IT를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품목을 찾는 수고를 해야하는 우를 범할 것이다.

　지금은 벤처기업인에게 불신의 눈길보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들이 개발한 제품과 기술이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힘을 불어넣어 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