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e베이와 15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전격 합의한 페이팰이 최근 주주들과 신용카드사들로부터 잇따라 제소당해 합병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팰은 설립 2년여만에 1800만 고객을 확보하는 등 순항해왔다. 사진은 페이팰 피터 디엘 CEO(왼쪽)와 엘론 머스크 창업자가 설립 이듬해인 지난 2000년 10월 캘리포니아 팰러앨토에 위치한 본사에서 함께한 모습.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온라인 지불결제 업체 페이팰에 대한 은행권과 주주들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페이팰과 경매사이트 e베이와의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는 10월 3일(현지시각) 주주총회에서 협병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인 페이팰이 주주들과 신용카드 회사들로부터 잇따라 제소를 당하면서 e베이와의 합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99년 설립돼 2년여만에 1800만 고객을 확보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페이팰은 지난 7월 e베이와 15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송사에 휘말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용카드 회사와 상인들로부터 거액의 이자와 수수료 수입을 챙겨온 은행들이 페이팰의 견제에 나서고 있다.
퍼스트USA뱅크는 최근 페이팰이 자신들의 ‘무카드 지불시스템’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장을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페이팰측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소송이 합병을 앞둔 페이팰 입장에선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7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특허분쟁이 제기될 경우 e베이와의 합병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주주들 역시 e베이와의 합병이 “부적절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주들은 지난 7월 7일 양사의 합병 사실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페이팰 경영진들이 소액 주주들을 희생해가며 자신들의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합병 조건에 따르면 페이팰 주주들은 1주당 0.39주의 e베이 주식을 받도록 돼 있어 이에 근거, e베이측은 페이팰 주식을 23.61달러로 계산해 합병 당시 페이팰 주식에 18%의 프리미엄을 얹어주었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주주들은 유사한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에선 평균 38%의 프리미엄을 계산해 준다며 합병을 통해 페이팰 경영진들이 상당한 이익을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페이팰 공동 창업자인 에론 머스크는 1억6700만달러를 챙겼다고 주주들은 주장하고 있다.
주주들은 또 페이팰 전체 매출 가운데 e베이 의존도가 3분의 2가량 되기 때문에 e베이측이 페이팰에 덤핑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주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e베이와 페이팰 양사는 “근거 없다”며 일축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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