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붉은악마들의 응원 함성으로 천지가 흔들렸던 광화문 네거리 광장은 요즘 마치 1막이 끝난 연극무대 같다. 천지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였던 붉은 제전 월드컵의 아쉬움이 채 안가신 광화문. KT의 프로모션과 광고를 대행하는 피닉스컴 안석근 국장과 SK텔레콤의 마케팅 대행사인 TBWA의 백승훈 부장이 만났다.
SK텔레콤은 스타 탤런트 한석규를 모델로 내세운 응원광고 캠페인으로 전국민의 응원열기를 하나로 모으는 데 일조한 기업. KT는 지난 월드컵 기간 동안 월드컵 개막식에서 세계 최초로 IMT2000 단말기를 이용한 동영상서비스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두 회사가 이번에도 공식후원사로서 기업 마케팅 분야에서 격돌한다. 막판 마무리에 여념이 없는 두 사람의 이번 아시안게임을 국민적인 관심거리로 이끌어내기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 전략을 살짝 들어봤다.
◇백승훈 부장=이번 아시안게임은 또다시 전국민이 화합하고 어우러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월드컵의 국민적 열기를 아시안게임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안석근 국장=얼마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 거리로 나와 응원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 참여자 가운데 15%에 불과, 이번 아시안게임이 월드컵만큼 국민적 열기를 안고 가기는 힘들 걸로 봅니다. 대신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어요. 각 경기장에 텔레콤센터를 설치해서 KT의 다양한 통신서비스, 즉 IMT2000, VoIP, 무선LAN 등을 소개하는 것도 그 일환이죠.
◇백부장=SK텔레콤도 텔레콤센터를 설치할 겁니다. 화려한 무선인터넷 콘텐츠, IMT2000서비스 등을 센터 방문객이 직접 이용해 보는 거죠.
◇안국장=아시안게임은 스포츠 축제인 동시에 아시아 지역의 각국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장이죠. 그리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범위를 좀더 좁혀서 아시아라는 시장을 타깃으로 기업을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적극 활용해야 하구요.
◇백부장=맞습니다. 또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던 월드컵과는 달리 부산 지역에서만 개최된다는 점도 한 곳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사실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정착되기에는 국내 상황이 아직 덜 성숙해 있습니다. 대신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활용해서 한국의 대표 이동통신사업자라는 이미지를 홍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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