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득진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djjung@kiec.or.kr
한 국책연구기관의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지하경제는 국민총생산의 14.3% 규모라고 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그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38%라고 보도한 바 있다. 추계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온 것이긴 하나 어떻든 이를 2001년 기준으로 보면 적게는 78조원에서 많게는 20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정부의 일반회계 세출예산이 99조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지하경제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표적인 NGO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청렴도 10점 만점에 4.0점으로 조사대상 90개국 중 48위를 차지했다.
이로 미루어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전반적인 투명성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탈세방지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무조사 등 세원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복잡한 세제도 알기 쉽고 단순한 체계로 개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사회 곳곳에 탈세에 대한 유혹과 유인이 존재하는 한 아무리 세무 감시를 강화하고 세정을 개선하더라도 탈세를 완전히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탈세와 부패 방지가 시스템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사회 하부구조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전자상거래라고 믿는다. 전자상거래는 필연적으로 결제수단의 전자화를 앞당기고 그에 따른 거래기록의 투명성은 경제구조의 건전화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촉진한다. 이렇게 되면 세율을 낮추더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세원이 더 확충될 수 있으므로 정부를 포함한 각 경제주체 모두에게 득이 되는 윈윈이 실현될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국내 총거래액 대비 전자상거래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자상거래율은 2000년 4.5%에서 지난해 8.8%로 배증했다. 이런 속도로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이 발전하게 된다면 수년 내 음성적이고 부정적인 상거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범국가적으로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육성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전자상거래가 바로 우리 사회의 조세 정의와 경제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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