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파워콤 지분매각전을 놓고 치열한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 사업자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예정인 두루넷과 온세통신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데이콤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두루넷은 하나로통신컨소시엄이 파워콤의 입찰과 관련, 자금 등의 문제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고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데이콤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루넷은 실제로 지난 12일 이와 관련,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데이콤과 추후 협상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독자적으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는 온세통신 역시 하나로통신컨소시엄이든 데이콤컨소시엄이든 파워콤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컨소시엄이 요청할 경우 컨소시엄에 참여할 방침이다. 물론 하나로통신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하나로통신에 기울어 있다.
하지만 두 사업자의 행보에는 차이가 있다. 온세통신의 경우 파워콤의 망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컨소시엄의 향배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두루넷은 데이콤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일각에서는 하나로통신이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두루넷의 행보를 두고 데이콤과 협력 이상의 관계를 맺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현재보다 미래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와 관련한 행보를 넓혀가고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루넷 관계자는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을 위한 협력 이상의 것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루넷은 데이콤과 마찬가지로 파워콤의 지분매각 입찰에서 하나로통신컨소시엄의 본계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데이콤컨소시엄과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12일의 만남은 이를 위해 협력관계를 재점검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같은 입장은 하나로통신과의 통합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이전의 반감도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반면 온세통신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로통신이 선정된 만큼 본계약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물론 가격이나 자금조달 방법이 명쾌한 것은 아닌 만큼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차순위 협상대상자가 협상에 나서게 될 경우 이 컨소시엄과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으로의 비즈니스를 위한 관계이니만큼 보다 유연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깔고 있다.
어쨌든 이같은 두 사업자의 행보를 놓고 업계에서는 온세통신의 행보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두루넷의 행보에는 복선이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워콤의 입찰과는 관련 없이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업계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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