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경영 펼치겠다.’
이달로 첫 전파를 발사한 지 1주년을 맞는 조창화 우리홈쇼핑 사장(64)과 이길재 농수산쇼핑 회장(62)이 ‘색깔 경영’을 통한 비전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발업체의 틈바구니에서 정신 없이 1년을 보낸 만큼 차별화로 색깔을 분명히 할 때가 되었다는 게 이들의 의지다.
사실 두 사람의 이력을 비춰볼 때 이같은 색깔경영선언은 뒤늦은 감이 없지않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들은 누구 못지 않게 화려한 경력과 전문성을 배경삼아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설립과 함께 대표를 맡아온 두 사람은 언뜻 홈쇼핑 사업과 별반 관계가 없을 듯하면서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조 사장은 대한일보를 거쳐 KBS 보도국장·기획 본부장·시설관리사업단 사장을 지냈으며 20년 넘게 20년 넘게 방송 분야에 종사해 온 정통언론인으로서 방송이라면 훤하다.
이 회장은 가톨릭 농민회 회장을 거쳐 14대·15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농민 운동가출신답게 홈쇼핑을 통한 농수산물 유통에 남다른 신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강조하는 색깔 있는 방송은 다소 차이가 있다. ‘보통사람의 채널’과 ‘농수산전문채널’이란 독특한 색깔이 돋보인다.
조 사장은 우리홈쇼핑에 대해 “종합 쇼핑채널을 지향하지만 서민채널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할 계획이며 상품 단가도 평균 10만∼15만원대를 유지하는 등 중저가 상품에 집중하며 동남아와 중국 지역 등에서 생산된 상품도 집중 소개할 방침”이라고 밝힌다. 또 “중소기업 육성을 모토로 출발한 만큼 서울 위주의 방송 편성을 벗어나 부산에 이어 광주에도 스튜디오를 둬 홈쇼핑 업체로는 처음으로 삼원 생방송도 시도하겠다”고 덧붙인다.
반면 이길재 회장은 ‘농수산 쇼핑 채널’이라는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수산쇼핑은 말 그대로 농수산 유통의 선진화를 위해 사업권을 획득한 만큼 농수산 채널이라는 위상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농수산을 기반으로 한 가공 품목을 오히려 지금보다 늘려 나갈 생각입니다”라며 “매출 확대나 회사 규모를 위해 종합쇼핑 채널로 변신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일부의 시각을 일축한다. 그는 “최근 사내의 경영진과 직원간의 잡음에 대해서는 조속히 매듭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방송 1년을 맞아 새롭게 의지를 다지고 있는 두 명의 사령탑이 과연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언대로 색깔있는 홈쇼핑 업체라는 기반을 닦을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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