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생명공학 혁명 진원지 `돌리네 집`

 1997년 2월 23일,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는 복제양 돌리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1830년대의 세포 발견과 1953년의 유전자(DNA)구조 해명에 버금가는 또하나의 생명공학 혁명이라는 찬사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파괴하는 야만적 행위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은 세계 첫 복제양 둘리는 생명복제에 대한 기존 세상 인식을 단번에 확 바꿔놓은 사건이였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유럽은 여전히 세계 생명공학(바이오테크) 열풍의 진원지에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 부단한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영국을 선두로 독일·프랑스 등 유럽 각국 정부는 고급 생명공학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으며 또 민간기업들도 ‘한건’을 터트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미 유럽은 민간 생명공학 업체수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생명공학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같은 사실은 전세계 수천 명의 생명공학 업체 중역과 연구원·투자자 등이 참석한 최근 ‘생명공학산업기구’ 연차총회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당시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민간 생명공학 기업수에 있어 미국의 1100여개보다 무려 700개나 많은 1800여개사를 기록, 명실공히 세계 톱을 차지했다. 유럽의 생명공학 열기에 대해 한 프랑스 박사는 드골의 일화를 들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영웅으로 떠오른 드골은 당시 농업국가였던 프랑스의 미래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국가 예산을 생명공학을 비롯해 항공우주 등 과학기술 부문에 투자해 오늘날의 선진 프랑스를 일군 바탕이 되게 했다는 것. 복제양 둘리에서 알 수 있듯 영국이 유럽 생명공학 시장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 컨설팅기업 언스트&영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약 300여개에 달하는 중요한 생명공학 연구가 진행 중인데 이중 절반 정도가 영국이 맡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기준 유럽에 상장된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약 43억9300억유로, 비상장기업까지 합치면 86억7900억유로라고 언스트는 밝히고 있다. 유럽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도 막대한 숫자에 달하고 있다. 상장기업의 경우 26억6300억유로(상장기업 경우), 비상장기업까지 합치면 49억770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테크 관련 상장기업수는 105개사, 비상장 기업의 경우 1570개사이며, 직원수도 해마다 늘어나 상장기업의 경우 2만3630명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팰러앨토에 소재한 언스트&영의 스콧 모리슨 생명공학컨설팅 공동이사는 “지난해 유럽의 생명공학산업은 개별 기업들의 실험비 조달문제 등으로 소규모 기업들의 합병이나 파산이 잇따랐다”며 “하지만 유럽의 생명공학 파워는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부족하지 않는 고급 인력 등을 감안하건대 세계제일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명공학산업이 국경을 초월해 급속히 세계화되고 있다”며 “2005년 이후에는 유럽에서 생명공학기술에 의한 신약이 잇따라 쏟아져 세계 바이오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