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통산업의 e트랜스포메이션(전이)은 정부의 드라이브가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정책적 지원이 컸던 만큼 무분별한 도입에 따른 폐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관 주도가 아닌 각 기업의 필요에 의한 자발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기업들에 수익창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컨설팅업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디지엠시스 이준필 사장(36)은 e비즈니스 확산을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로 전통기업의 핑크빛 환상을 지적한다. 단순히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인프라를 도입하기만 하면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성급함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통기업들에 헛된 꿈을 심어주는 IT솔루션 및 컨설팅업계에도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는다.
그가 지난 99년 설립한 디지엠시스는 CRM 등 지식기반 솔루션 전문업체이면서도 e비즈니스 컨설팅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가 단순한 솔루션벤더로서만이 아닌 e비즈니스 컨설팅업체로 남길 원하는 배경에는 ‘솔루션’이라는 수단보다 지식기반의 ’컨설팅’이 중요하다는 그의 철학이 다분히 배어 있다.
대학원(고려대)을 졸업하고 30살이던 96년 이 사장은 첫 직장으로 데이콤을 택한다. 당시 PC통신업계에서 선두를 다투던 ‘천리안’ 사업본부에서 인터넷에 대해 눈을 떴다. 이어 하나로통신 인터넷사업추진팀의 초기 멤버로 활약했으며 이후 두루넷 인터넷기획팀장으로 포털사이트 ‘코리아닷컴’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꽤 편리한 수단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준다는 식의 맹목적인 접근은 옳지 않았던 것이죠.”
여기서 그가 깨달은 것이 온·오프라인 조화. 특히 산업에 있어 태생기반이 오프라인이라면 이를 무조건적으로 온라인화할 것이 아니라 서로 융화시켜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발상이었다. 디지엠시스는 설립 첫해인 2000년 매출이 2억4800만원에서 불과했지만 이듬해 무려 3000%(70억원)에 달하는 매출신장세를 거뒀다. 이를 두고 업계는 ‘온·오프라인 CRM’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별 CRM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온·오프라인 컨설팅을 실시한 후 그 산업에 맞는 CRM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뒀다”는 것이 그가 밝히는 성공비결이다. 현재 그의 고민은 그동안 공공사업과 대기업 등에 적용한 e비즈니스 인프라를 중견 이하 전통기업군에 확산하는 데 있다.
“기업에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이 아니라 한 기업의 e비즈니스를 컨설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전문업체로 남고 싶습니다. e비즈니스 확산이 더딘 만큼 고객은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향한 e비즈니스 구애를 계속할 것입니다.”
<글=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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