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한국을 이끌어 갈 IT 40대 기업-세계 1등만이 살아남는다

 새로운 밀레니엄 IT한국을 이끌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창간 20주년을 맞는 전자신문이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국내 기업을 조사·분석했다. 객관적 기준과 툴을 정립했지만 분석 기법상 코스닥을 포함,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각종 지표를 조사했다. 이번에 선정된 40대 기업은 대부분 상장기업으로 시가총액을 반영하는 등 시장의 검증을 마친 회사들이고 일부는 산업 및 시장 기여도를 감안, 전자신문이 추천했다. 한국의 미래에 도전하는 40대 기업을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전세계에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이미지는 전쟁과 빈곤이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21세기 한국의 대표상품은 무엇일까. 외국인들은 주저 없이 ‘IT’라고 꼽는다. 독일 총리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도 한국과 같이 최고의 IT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슈뢰더 총리, 2001년 하노버 세빗 개막연설에서)

 미래에 도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새로운 흐름에 적절히 대응할 수도 있고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집중 보완,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 이미 상황 변화에 충분한 대응력과 나름의 강점을 갖췄다면 이를 더욱 다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도 대안이다. 물론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현재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고 더 높은 지배력을 겨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선택은 두말할 필요 없이 IT다. 산업화에 뒤져 후진국의 멍에를 썼던 한국은 지난 100여년의 세월을 IT라는 탈출구를 찾아내 한꺼번에 극복했다.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듯 우리의 기질과 특성에만 맞고 한 번 신바람만 내면 ‘천하무적’의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IT산업은 그렇게 다가왔다. 광속으로 바뀌는 디지털 기술, 누구도 패권을 확고히 하지 못한 개척지라는 매력이 한국인과 한국 기업들엔 더할 수 없는 호조건이었다. 세계 최첨단 기술은 모조리 받아들였다. 마치 스폰지처럼 이들을 빨아들였고 소화했다. 20년도 채 못돼 세계 IT시장에는 내로라 하는 한국의 맹장들이 등장했다.

 앞으로 20년, 아니 100년의 도전은 우리 IT기업과 기업인들의 몫이다. 그래서 한국을 이끌 40대 기업은 종가의 종손이라는 각오로 나라와 역사를 이끌어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그럴 역량과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들은 지금 잘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기업이고 우리의 미래가 그들의 어깨위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9개의 세계랭킹 1위 품목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톱클라스의 기업이다. 물론 올 상반기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수익률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삼성 휴대폰은 벤츠 자동차나 구치 핸드백 취급을 받는다. 최고급 명품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런 삼성은 안주하지 않는다. 20년, 30년의 도약을 위해 사업 역량을 가다듬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LG전자는 어떤가. 5대양 6대주 지구촌 안방 구석구석 LG로고가 붙어 있는 가전제품 하나 없는 곳이 없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소니나 필립스와의 정면승부를 벼르고 있다. 디지털TV 시장을 석권하고 에어컨 시장을 제패하겠다고 나선다. 이제부터는 고가·고급 가전을 맨 앞에 세워 진군할 태세다.

 전자 불모지에서 PCB의 싹을 틔운 대덕전자는 전문기업이다. 한 우물만 파는 것으로 세계 정상급 PCB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제 남은 것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중국과 대만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것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일본의 연구진·생산직보다 더 많이 일하고 개발한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NTT도코모, 도이치텔레콤, 월드컴, BT 등 세계적 초거대 통신사업자들이 적자와 기업가치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요즈음 한국의 통신사업자들은 나홀로 질주중이다. 인구 대비 세계 최대 인터넷 사용국가를 만들어낸 한국의 통신사업자들은 곧 IT한국의 얼굴이다. 이뿐이 아니다. 기네스북 기록을 우리끼리 갈아치우고 있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언제 어디서든 커뮤티케이션이 가능한 세상을 열어준 통신사업자들은 이제 세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CDMA는 이미 우리의 최대 무기다. 인터넷 서비스와 광대역 분야 역시 한국 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KT, SKT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통신 노하우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른 나라의 기간통신망을 건설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통신산업 전반의 턴키 공급까지 모색하고 있다. 부품에서 중계기, 교환기 서비스, 망 운용 기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들이 선단식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벤처 신화를 이룩한 기업들도 이제는 눈을 세계로 놀리고 있다. 휴맥스를 보자. 셋톱박스를 개발해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한껏 성가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신데렐라가 조만간 미국과 유럽의 기린아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기저기서 밀려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라는 기업은 새로운 발상으로 세계의 경탄을 이끌어냈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탄생시켜 한국은 물론 인터넷이 연결되는 어느 곳이라도 엔씨의 게임이 달려간다. 디지털 세상에선 게임이 큰 돈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엔씨의 신화는 앞으로도 게속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로 고부가산업을 창출해내는 곳이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물론 게임산업도 그 일부다. 비록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할리우드라는 독보적 강자가 버티고 있지만 한국의 대표선수들은 포기할 수 없다. 플레너스, CJ엔터테인먼트 같은 기업들은 최고의 엘리트들이 경영진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주먹구구식 연예사업을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바꾸어 놓은 공신들이다. 이들은 한류를 동남아를 넘어 세계로 파급시킬 것이다.

 IT한국의 인프라 밑그림을 현장에서 실천한 SI기업들도 세계를 향한 창을 열어놓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외국 정부나 국영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 프로젝트를 속속 따내고 있다. IT한국의 경험을 다른 나라에 이식하는 첨병이다.

 한국의 새로운 20년에 대한 도전, 그 선봉에는 기술과 마케팅,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과 벤쳐의식을 무장한 우리의 기업들이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어떻게 선정했나-허도행 대우증권 연구원 ■

이번 분석 대상 종목은 총 106개 업체로 대우증권 수익예상 종목 가운데 IT산업에 속하는 업체들로 구성됐다. 종목별 평가를 위해 수익성, 성장성, 재무건정성 등 세 가지 지표내의 세부지표들에 대해 동일업종내 순위(1등일 경우 만점)를 평점으로 환산해 가중평균하는 방법을 취했다. 12개의 지표에서 받은 점수의 합산 결과인 총점으로 1차 순위를 결정한 다음 개별기업의 시가총액에 50%의 가중치를 부여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수익성 평가에는 영업이익률·EBITDA마진율·ROE·ROIC 등을, 성장성 평가에는 EBITDA증가율·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PEGR 등을, 재무건전성 평가에는 부채비율·차입금/매출액·FCF/자본총계·영업이익/금융비용(이자보상비율) 등을 사용했다.표참조

 각 지표 평가는 2002년 대우증권 수익예상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영업이익률과 EBITDA마진율은 비경상적인 요소를 배제한 수익성 측정 방법이며, ROE는 당기순이익/평균자본총계로서 비경상적인 요인까지 포함한 주주가치 관점에서의 평가 방법이다. ROIC는 영업이익×(1-실효법인세율)/(총자산-투자자산-유동부채+단기차입금)으로 계산되며 이는 영업투하자본의 수익창출능력을 의미한다.

 성장성 지표 가운데 매출액증가율은 외형성장을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채택했다. 또한 실질적인 수익의 성장을 측정하기 위해 영업이익증가율과 EBITDA증가율을 동시에 사용했다. PEGR 지표는 주가수익배수(주가/주당순이익)를 EPS증가율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낮을 경우 성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우선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을 선정했다. 차입금/매출액 비율도 기업규모 대비 차입금 비율을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포함시켰다.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은 기업간 비교를 위해 자본총계로 나눔으로써 절대액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FCF는 영업이익×(1-법인세율)+유형자산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운전자본증가-설비투자-연구개발투자로 계산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높을수록 이자지급능력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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