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11일 연구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공우주연구원·기계연구원 등 정부출연연들은 종전의 해외기술 동향 파악, 연구원 출장 업무보조 등의 소극적인 해외교류 활동에서 벗어나 기술도입·공동연구 등 선진국의 기술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외 협력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기술장벽이 높은 선진국들의 항공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에 항공센터를 설립, 항공우주 관련 기술의 도입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의 경우 선진국의 기술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도입이 용이한 러시아를 공략, 최근에는 항공기 엔진인 가스터빈의 설계·제작기술을 이전받아 소형엔진부문의 독자개발 능력을 확보했다.
ETRI는 지난해 말 베이징에 한중이동통신연구센터를 설치하고 한중 양국간 IT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이동통신분야의 차세대 이통 표준화와 실용화 요소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는 이 센터를 통해 이동통신 분야의 거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정보통신기술 및 산업·서비스 동향 등을 현지 조사하고 적합한 기술개발로 시장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독일의 볼보 연구소를 대덕연구단지에 유치하려다 실패한 한국기계연구원은 기계분야 기술동향 등을 수집해오던 일본 및 영국 사무소를 지난 99년 폐쇄하고 공동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국제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센터 설립입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선진기술 습득을 위해서는 해외국제센터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는 IMF 외환위기 때 운영 중이던 일부 해외 사무소를 폐쇄한 뒤 예산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유명무실한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연 추진기관연구부 양수석 그룹장은 “해외 사무소나 센터가 단순한 정보수집 창구의 역할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공동연구 등 실질적인 기술도입 효과를 줄 수 있는 협력이 적극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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