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의 조기 산업화 지원을 위해 98년부터 추진해 올해까지 9개로 확대된 바이오벤처지원센터(BVC)는 바이오산업의 전국적인 확산과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으나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하는 데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오 토양이 미약한 국내에서 BVC는 바이오 저변 확대에는 기여했으나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되기에는 역사가 짧아 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이오클러스터사업이 지식기반과 자금조달 통로,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바이오클러스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식기반이 크게 부족하다. 스탠퍼드·하버드·MIT·NIH 등 유명 대학이나 연구소 주변에 조성된 외국과 달리 국내 클러스터는 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인력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빈약하다.
바이오클러스터로의 자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선진국은 장기간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요구되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원활한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에 클러스터가 형성되나 국내 클러스터 중 충분한 자금줄을 갖고 있는 곳은 하나도 없다.
바이오클러스터 형성에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허와 허가 등 법률이나 행정서비스 지원, 창업과 관련된 각종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인프라가 미약해 바이오 벤처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경연 연구원은 “많은 지역에 정책적으로 조성한 바이오클러스터는 국내 바이오 역량을 분산시킬 위험이 높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고 관련 산업과 연계가 가능한 소규모 바이오클러스터를 자연발생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은 정부와 지자체·기업체 등의 적극적인 육성책으로 단시일 내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바이오벤처붐이 주춤하면서 고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계획 추진 4년째인 올해 600여개의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36개사가 전국 BVC에 입주, 바이오벤처 요람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 실적도 1895억원 매출에 165억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으며 창업투자사로부터 434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각 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 전문 생산기능 인력사업’이 시작돼 바이오 인력난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BVC는 앞으로 신규 지역산업진흥사업과 함께 지역거점형 바이오 클러스터로 확대 추진된다.
바이오벤처의 창업과 기초연구를 위해 설립됐던 BVC를 중심으로 대전·충청권, 강원·경상권, 전라·제주권 등 3개 권역, 16개 집적지의 특화된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대전·충청권은 생물의약·보건의료·한의약·동물자원·기능성식품을, 강원·경상권은 생물환경 및 공정·수산자원·바이오에너지·기능성물질·생물화학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전라·제주권은 천연물 신소재와 바이오식품·생물농업·식물자원·해양바이오 분야를 특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BVC는 정부지원이 완료되는 시점에 각 지역사업으로 통합돼 민간에서 운영, 해외 바이오클러스터와 같이 독립적인 체계를 갖출 전망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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