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한국을 먹여살릴 전략품목에 도전한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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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시대 `감성의 명함`세계에 내민다 ■

‘감성시대의 대박,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잡아라.’

 인류는 산업화·정보화·지식화 시대를 거쳐 이제 감성과 문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더욱이 이젠 별개의 분야로 나뉘던 문화와 제조 분야가 디지털 혁명을 매개로 융합되면서 또 다른 차원의 변주곡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세계 각국은 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음악·방송프로그램·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국가적인 전략산업 분야로 설정, 다각도의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미 미국은 군수산업에 이어 영상산업을 2대 주력산업을 간주하고 2005년까지 세계시장의 70% 점유를 선언했으며 영국도 문화산업을 창조산업으로 명명하며 GDP의 10% 달성과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제 할리우드 영화 한편과 국산 자동차 수출이 낳는 경제효과의 비교가 식상해지고 있듯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장성과 부가가치에 대한 인식은 이미 저변화돼 있는 상황이다.

 올해초 전세계에 마법사 열풍을 몰고 온 영화 ‘해리포터’는 엄청난 부의 창출은 물론 영국의 국가적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을 했다. 출판에서 시작된 이 열풍은 영화·캐릭터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무려 2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일으켰다. 45억원을 들여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미국의 블리자드사는 전세계적으로 600만카피 이상을 판매, 2000억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말그대로 고부가가치 창출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연예오락 및 미디어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시장은 2004년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연평균 5.2% 정도씩 성장, 2006년에는 1조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과 위성방송 활성화, 방송·통신의 융합 등과 이에 따른 디지털 콘텐츠 유통 및 가전기기 보급의 확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앨빈 토플러가 21세기 한국의 비전으로 “서비스 수입국인 한국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무형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듯이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국제화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장규모는 13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28%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방송(6조4000억원), 캐릭터(4조1000억원), 게임(1조4000억원)의 순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문화산업을 전략적 핵심산업분야로 설정, 문화산업진흥기본법 개정과 다양한 문화콘텐츠 제작 및 수출지원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고 다양한 민간분야의 자금유입이 이뤄지면서 고속성장을 위한 토양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1% 내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창의력과 독창성,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와 기술, 문화소비력을 보유한 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이에 따라 21세기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정부 및 민간의 일체화된 노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분야별 부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상승기조를 지속했다. 온라인게임·영화·애니메이션·DVD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의 경우 올들어 신작이 대거 쏟아지면서 전년 동기대비 30∼40%의 매출신장을 기록했으며 방송시장은 위성방송 개국에 따른 상승 모멘텀을 마련했다. 반면 PC게임·음반·출판 등은 다소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활로 모색을 준비하는 시기가 됐다.

 특히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력 엔진으로 대두된 게임산업은 해외시장으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략 분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제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한빛소프트·넥슨 등 20여 게임 벤처들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또 다른 ‘리니지 신화’를 꿈꾸고 있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국내 게임산업은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며 1조원이 넘는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비록 세계시장(457억달러 추정)의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고의 온라인게임, 아시아 최대의 PC게임, 일본과 경쟁하는 아케이드게임을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선봉으로 부각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44% 성장한 2600억원대로 추정되며 특히 온라인게임은 90%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시장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잠식당했던 과거와 달리 국산영화의 강세를 지속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10% 안팎의 관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DVD타이틀 시장도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어난 600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며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시장은 그동안 업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큐빅스가 미국 수출에 성공하는 등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음반과 출판 분야 등 오프라인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온라인 콘텐츠 열풍에 밀려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영화산업도 두드러진 성장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발전의 주요 동축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국영화의 국내 관객점유율은 50%에 달했고 유입된 제작비도 2500억원을 상회할 만큼 외국 블록버스터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IT기술과 통신인프라 성숙으로 ‘디지털콘텐츠’ 산업으로의 확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모바일 캐릭터 시장이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500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전자책(e북) 등 통신망을 이용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모델로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음악파일 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 폐쇄사건, 연예계 비리수사, 불투명한 제작관행 및 유통시스템 등 악재가 상존한다. 이제 정부와 민간은 엔터테인먼트분야별로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한 디지털 기술과 통신망, 숙련된 제작인력 시스템을 조화시켜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올해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확인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높은 기술력을 방송·통신·인터넷 등 정보통신 인프라에 실어 전세계에 알리는 ‘엔터테인먼트 입국’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엔터 강국` 가는 다섯고개 ■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영화·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리니지’ ‘탑블레이드’ ‘큐빅스’ ‘쉬리’ 등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성공사례를 찾는 일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 전략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협업시스템 구축=우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여전히 시장환경 변화와 자금상황에 민감할 만큼 영세한 데다 해외 시장정보 부족, 공동개발 인프라 미비, 장기적인 투자 부재 등으로 대단위 프로젝트의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로 특화된 국내 관련 기업들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국내외 시장상황과 문화를 동시에 파악하고 이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투영할 수 있는 문화전문 CEO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통질서 확립=인터넷 음악파일 제공 사이트인 ‘소리바다’의 서비스 폐쇄문제에서 확인되듯 디지털콘텐츠의 불법복제 등으로 인한 저작권 보호문제와 불투명한 오프라인 유통문제 해결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의 과제가 되고 있다.

 ◇시장개방에 능동대처=여전히 국제통상 문제로 스크린쿼터제, 정부보조금 지원 등이 제기되고 있고 문화개방에 따른 외국 콘텐츠의 유입가속화가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이어가고 미국 등 거대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척 지원이 필요하며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국제적인 소재를 발굴, 대기업의 자금과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정책 효율화=정부의 문화관련 예산이 전체 예산의 1%를 갓 넘을 만큼 문화산업에 대한 정책비중이 낮은 실정이다. 또 분야별로 세분화된 관계기관간 협력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높다. 더불어 문화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최종 마케팅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일관성있게 지원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하고 해외 전문인력 유치, 대학 및 각종 교육기관의 인프라 개선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도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IT인프라 활용=초고속인터넷망, 모바일통신망 등 국내 IT인프라 환경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e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만들어야 한다. 또 각종 IT장비에 탑재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시장을 단일화해 동시 확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위해 3D영상·입체음향·특수효과·저작권보호기술 등 문화기술(CT)의 연구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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