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한국을 먹여살릴 전략품목에 도전한다-모바일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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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 인터넷시대 `新골드러시` 맞았다 ■

80년대의 PC, 90년대의 인터넷에 이어 2000년대 정보통신산업 최대의 화두는 단연 모바일이다.

 휴대폰·PDA·스마트폰 등 각종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방송·통신·인터넷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망이 무선인터넷으로 통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을 떼놓고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조금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CDMA 종주국으로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인터넷 콘텐츠 분야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무선분야에서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콘텐츠산업’은 향후 한국 정보통신산업을 먹여살릴 핵심산업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모바일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은 이미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쉽게 검증되고 있다.

 우선 모바일 환경은 거치형 PC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손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모바일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다. 이제 휴대폰이나 PDA만 있으면 무선인터넷에 접속, e메일·게임·채팅·정보교환·쇼핑 등 모든 일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무선통신 환경이 ADSL급 전송속도, 트루컬러급 화질 등으로 개선되면서 단순 메시지 송수신에서 데이터·음성·동영상 등 모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주고받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로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바람은 21세기 금융 패턴과 전자상거래 등 서비스 영역의 판도도 뒤바꿔 놓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 △모바일 증권거래 △모바일 티케팅 △모바일 쿠폰 △모바일 복권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모바일서비스 상품이 밀물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B2C·B2B·B2G 등 기존 인터넷 기반의 e비즈니스 플랫폼이 모바일과 연계된 유무선 통합플랫폼으로 확대되면서 모바일 상거래, 즉 ‘m커머스’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바일 콘텐츠산업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강력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강점으로는 무선인터넷 관련 분야의 탄탄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인터넷 가입자 수가 6월 말 현재 2687만명에 달해 경제활동 인구보다 많다고 한다.

 올해 무선인터넷 시장 규모도 브라우저 및 ISMS 방식 통신료 매출이 6929억원, 정보이용료 매출이 3610억원, 단문메시징서비스(SMS) 이용료 매출이 4138억원으로 최소 1조4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반영하듯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무선데이터 매출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전화 3사의 상반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무선인터넷 등 데이터부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25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730억원으로 124% 증가, 주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분야가 통신사업자 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에서 8.4%로 높아졌다.

 관련 콘텐츠제공업체들의 매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장하고 있어 모바일 콘텐츠 활성화의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력 아이템으로 부상한 벨소리와 캐릭터 분야에서는 다날이 지난해 14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또 인포허브도 상반기에만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보다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모바일게임업체들도 컴투스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 9억50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엠드림도 지난해 동기 대비 780% 성장한 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콘텐츠시장이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콘텐츠업체들이 급속히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콘텐츠량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콘텐츠가 모바일의 최대 장점인 ‘이동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무선콘텐츠 중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는 캐릭터와 벨소리 등으로 이들은 전형적인 2세대 부과서비스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적합하고 소비자 기호에 부합하는 킬러 콘텐츠를 서둘러 찾아야 모바일 콘텐츠시장이 성숙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전통적으로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시장구조도 모바일 콘텐츠의 확산을 가로막는 외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무선인터넷서비스 망에서부터 요금정책, CP들의 등록 여부 등이 기존 사업자 중심에서 CP들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개방체제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픈타운의 권오형 사장은 “연말까지는 MMS·VOD 등 신규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무선인터넷 망 개방에 따라 유선통신사업자·대형포털 등으로 사업 주체가 늘어나는 등 모바일 콘텐츠시장 성장을 위한 계기들이 마련되고 있다”며 “무선인터넷 분야가 점차 ‘시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우리나라가 모바일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한 시장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해외 동향-유무선 인터넷 통합 환경 구축 역점 ■

무선인터넷 전문시장조사기관인 영국 ARC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2005년에는 무선인터넷 이용자 수가 유선인터넷 이용자 수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인터넷 이용자 수가 세계적으로 지난 2000년 1억8000만명에서 오는 2005년에는 11억80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 무선인터넷 이용자 중 60% 이상이 게임·벨소리·캐릭터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RC의 전망을 뒷받침하듯 최근 세계 정보통신시장은 무선인터넷을 장악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꽃피고 있는 일본, CDMA의 종주국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 선진국도 앞다퉈 세계적 모바일 비즈니스 국가로 부상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 경쟁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IT를 접목해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정부 중앙부처는 물론 공공기관·지방단체·기업 등이 유무선인터넷 통합환경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콘텐츠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NTT도코모가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모드’를 유럽에 진출시킨 데 이어 KDDI 등도 세계 모바일 비즈니스의 맹주를 자처하면서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무선인터넷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무선인터넷시장 규모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터&설리번은 PDA와 이동전화를 통한 전자상거래인 m커머스 세계 시장이 오는 2006년까지 250억달러 규모로 급팽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해 모바일 비즈니스의 장밋빛 미래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모바일시장의 성장과 함께 세계 유수기업들도 모바일 비즈니스를 자사 기업 환경에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바일 비즈니스를 생산·판매 등 기업의 여러 현장에 도입해 업무능률 향상과 기업생산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부산한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의 저명 IT애널리스트 중 한 사람인 아라이 히사시는 일본에 있는 기업 중 모바일 비즈니스를 가장 잘하는 55곳을 선정한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르면 NTT도코모·소니·후지츠 등 일본의 대표적 대기업과 야후·퀄컴·에릭슨 등 미국·유럽의 유수 대기업이 모두 망라돼 있다.

 이처럼 세계적 유수기업이 앞다퉈 모바일시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세계 IT시장이 모바일 환경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이 유무선 통합포털·콘텐츠·게임·광고 등 전문화된 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와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핵심도구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은 텔레매틱스서비스를 통해 구현되는 자동차산업의 m비즈니스를 비롯해 일반 전통산업에서 모바일 비즈니스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기고: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박지영 컴투스 사장 ■

휴대폰에서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컨셉트는 98년 일본의 NTT도코모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올해로 무선인터넷 시행 5년째인 일본은 이용자가 5000만명을 넘었고 무선인터넷 평균사용액이 한화로 2만원을 넘어, 전체 시장규모도 연1조원 이상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무려 50(?)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일본과 한국 무선인터넷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보다 모바일 인프라 부분이다. 현재 일본의 무선인터넷 이용자는 5000만명. 특히 일본은 휴대폰 가입자의 70% 정도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16.4% 정도의 저조한 사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모바일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도 모바일 인프라 구축이 필수불가결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실시된 휴대폰 보조금 중단 조치를 콘텐츠시장 활성화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본 무선인터넷시장이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많은 휴대폰이 각기 다른 기능을 갖고 있지만 같은 LCD 사이즈로 동일 망에서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단말기가 출시될 때마다 다른 크기, 다른 컬러의 LCD를 사용하고 같은 망에서도 여러 가지 플랫폼이 사용되는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환경은 CP들의 개발비용 및 무선사업자의 인터넷사업비용을 올려 국가적인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나 하나 표준을 만들어가야 한다.

 일본과 한국의 무선인터넷시장은 콘텐츠의 질적 구조에서도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많이 사용되는 콘텐츠를 보면 착신 벨소리를 비롯해 날씨·뉴스·음악 다운로드·교통정보·운세·여행정보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게임 유저들은 전체 사용자의 9%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벨소리 다운로드와 게임만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인의 기호가 다양한 인터넷 세대들을 무선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벨소리·게임 외의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또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우리나라 CP들의 마케팅 개념도 큰 문제다.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고 무선포털에 제공하면 그것으로 CP의 임무가 끝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6개월이라고 하는 말이 업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시장 구조가 무선사업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에 CP들의 입장에서는 수익원 확대를 위해 콘텐츠를 개선시키기보다 아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편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CP들에 더 많은 책임과 권리가 부가되지 않으면 무선CP들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결국 한국 모바일 콘텐츠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4년의 비교적 긴 모바일 인터넷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모바일 콘텐츠업계는 그에 적합한 내공을 아직 쌓지 못한 것 같다. 이제 유럽·미국·중국에서도 본격적인 모바일 인터넷시대를 예고하며, 한국 업체들에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모바일 인터넷 강국의 지위를 떨치기 위해서는 국내 토양이 튼튼하게 받쳐줘야 가능하다. 콘텐츠업체·무선사업자·정부가 다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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