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온·오프라인 대통합 시대로 ■
유비쿼터스 세상이 불러올 산업·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불허한다.
유비쿼터스 세상은 컴퓨팅(Computing)·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접속(Connectivity)·콘텐츠(Contents)·조용함(Calm) 등 5C의 5Any화(Anytime, Anywhere, Anynetwork, Anydevice, Anyservice)를 지향한다. 이를 통해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이 하나로 결합되고 모든 사물과 인간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유비쿼터스화가 진전될수록 더 많은 종류의 서비스와 산업이 등장한다. 이는 곧 새로운 가치 창조의 기회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IT가 모든 산업영역으로 확장되고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정보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미래의 IT산업지도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과 무선통신·지리정보시스템(GIS)·웹서비스, 그리고 모든 부품에 컴퓨터 칩과 센서가 심어지고 이것이 차량용네트워크시스템(CAN:Controller Area Network)으로 연결된 것이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다. 자동차의 시동을 켜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처럼 ‘자동차를 부팅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같은 미래 자동차의 모습는 유비쿼터스가 정보통신 산업지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당장 유비쿼터스시대에는 위치나 속성 정보를 수발신하는 칩을 설계하고 이를 식재함으로써 모든 사물과 상품을 지능화하는 스마트칩산업이 주문형 반도체 수준을 넘어 도소매업이나 위험물질 관리업 등으로 확대된다. 사물과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추적하는 특정 용도의 센서산업과 특정 사물을 연결하는 센서네트워크산업도 방범 및 안전관리·의료·국방·경찰 등의 분야에서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서비스 분야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전통적인 정보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 제공하는 포털서비스가 주류를 이룬다. 주문형비디오(VOD)나 전자민원·원격교육 등 양방향성을 지닌 서비스도 있지만 이미 편집된 정보(문자·음악·동영상 등)만을 주고받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서비스는 정보 그 자체만의 서비스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행위까지도 사물이나 컴퓨터가 지능적으로 수행하고 사용자 욕구에 가장 근접한 신선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시어지(concierge)형 서비스가 주류를 이룬다.
화장실 문에 심어진 센서나 카메라를 통해 건강상태에 관한 정보를 PDA로 제공받을 수 있다.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집에 가보라고 한다거나 투약시간에 약을 먹으라는 등의 필요한 행위를 제안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비상시 센서나 홈로봇이 직접 119를 부르거나 주치의에게 연락해 원격진료를 받고 구급약을 투약하는 것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유비쿼터스시대에는 물건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상거래의 모습도 바뀐다. 유비쿼터스 상거래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로도 기업가·종업원·고객, 그리고 사물이 상거래를 위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이 이뤄진다. 특히 고객을 대상으로 즉각적인 마케팅을 수행하는 이른바 ‘트리거(trigger) 마케팅’은 인터넷 접속기기의 개인화를 중시하는 유비쿼터스(u)커머스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한다.
대학로 인근을 지나는 10대 고객에게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리는 ‘10대를 위한 화장품’ 신제품 출시 이벤트에 참가하라는 단문메시지가 보내진다. 메시지를 받은 10대는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석하고 온라인 복권을 제공받는다. 집에 도착한 후 해당 복권번호를 화장품 웹사이트에 입력하고 이벤트 당첨 유무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화장품회사는 오프라인 이벤트에 타깃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복권번호 입력 과정에서 고객에 대한 세부정보와 관심 사항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 10대 고객은 모르고 지나칠 뻔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온라인 복권으로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이는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유무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u커머스를 통해서만 구현 가능한 모습이다.
지난 90년대 들어 유비퀴터스 컴퓨팅은 모든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 분야의 신개념으로 인식됐으며 이는 ‘입는 컴퓨터’를 연구해온 MIT미디어랩연구소를 비롯해 케임브리지대·IBM·소니 등의 연구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소니·AT&T 등 세계적인 기업을 중심으로 유비퀴터스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패러다임이 미래 10년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목표로 부상하며 세계 IT기업 대부분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사례연구: 소니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 ■
소니는 ‘워크맨’에서 ‘플레이스테이션2’에 이르기까지 기존 틀에 얽매이기보다 IT분야에서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소니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는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소니는 지난 5월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에서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을 비롯해 일렉트로닉부문을 총괄하는 안도 구니타케 소니 사장 겸 CEO 등 소니의 핵심인물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경영방침과 전략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도 소니 사장은 미래 소니의 성장 영역을 네트워크상품이라고 규정하고 엔터테인먼트PC인 바이오·베가시어터·모바일 등을 이용한 가정 내 네트워크화에 대한 전략의 큰 틀을 제시했다. 올 가을부터는 가정 내 컴퓨터간 연결체계인 바이오 홈서버를 구현하고 내년 봄부터는 여기에 베가를 홈엔터테인먼트 서버로 추가해 바이오와의 완벽한 연결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모바일을 홈서버의 중추에 넣는 것도 안도 사장의 복안이다.
하드웨어의 상시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접속과 모바일 게임기 육성, 하드웨어와 서비스 및 콘텐츠를 동시에 연결하는 사업, 그리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사업 등을 통한 유비쿼터스사업 전략을 이미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설명 속에 안도 사장이 제시한 한 장의 그래프는 향후 소니의 전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지난 80년부터 90년까지는 AV기기, 90년부터 2000년까지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AV/IT기기를 소니의 주역으로 표기한 그래프에서 2000년부터를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시대로 명명하고 있다.
소니는 가정 내 제품들에 컴퓨터를 이식하는 것은 물론 이를 하나의 ‘소니 체계’로 융합시켜 일반 가정에 새로운 ‘소니 왕국’을 심어놓으려 하고 있다.
■뜨는 기술 ■
유비쿼터스 세상은 모든 사물에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능을 심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당장 물질공간에 심을 수 있는 전자적인 요소들은 임베디드 시스템·무선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태그·초소형 정밀기계(멤스), 그리고 센서와 칩·배지 등이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컴퓨터 하드웨어(CPU 등)와 소프트웨어(실시간 운용체계 등)를 조합한 전자제어시스템으로 자동차나 컴퓨터·가전·특정 용도 센서나 칩에 내장된다. 무선ID 태그는 기존 바코드 기능을 뛰어넘어 사물의 위치나 정보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무선으로 정보를 저장·입출력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다. 멤스(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또한 사물이나 생물에 심어져 지능적으로 동작하고 정보처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무선ID 태그를 사물에 심고 이것을 무선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사물 스스로 식별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사물의 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이 되는 것이다. 사물에 심어진 칩 형태의 컴퓨터는 각종 네트워크를 통해 단말기로 연결되고 AR(Augmented Reality) 등 공간형상화와 공간 형태 변화의 인식(context awareness)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전지전능한 컴퓨팅(omni-computing)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새로운 주소체계다. 과거에는 한 가정에 하나의 인터넷 주소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수십 개의 정보가전에 수천 개의 칩이 집안 곳곳에 이식될 경우 요구되는 전자공간의 주소는 수천 배에서 수십만 배로 늘어난다. 따라서 32비트의 길이로 제한된 기존 IPv4 인터넷 주소체계로는 더이상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자공간을 구획할 수 없다. 대신 128비트의 길이를 지닌 IPv6 주소체계가 유비쿼터스시대의 새로운 주소체계로 자리잡을 것이다. IPv6는 유비쿼터스 세상의 인터페이스 주체인 사물·사람·네트워크·단말기 등의 정체성과 위치, 네트워크 주소를 언제, 어디서나, 어떤 플랫폼에서도 일체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 같은 유비쿼터스 기술들이 물리공간에 심어지고 브로드밴드·위성·모바일·무선랜 등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사물과 플랫폼·단말기 등을 서로 연결하면 유비쿼터스 세상을 꽃피울 기초가 마련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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