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활 가상 시나리오 ■
미래 주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또 미래 주택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모습은 현재와 어떻게 다른가.
2010년 9월 오전 7시, 어김없이 귀에 익은 모차르트의 음악소리가 알람으로 들리고 자동으로 창문 커튼이 열리며 아침햇살이 방안에 비친다. 침대의 헤드가 조금씩 올라가 45도에서 멈춘다. 늦게 잠든 탓인지 몸이 찌뿌드드하다. 침대 머리맡에 붙은 단추를 눌러 건강체크를 한다. 혈압 120, 맥박 60, 별 이상 없다.
거실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는 밤새 일어난 지구촌 소식들이 클리핑돼 카테고리별로 분류돼 있다. 모든 뉴스보기를 설정한 후 거실 한켠의 휘트니스룸으로 들어가 뉴스를 보며 20분간 땀을 흘린다. 욕실에서 파란 단추를 누른 후 소변을 보니 1분 후쯤 왼쪽 소형 액정화면에 신장, 당뇨 등 이상없음을 알려주는 소변검사 결과가 뜬다. 주방으로 가 아침을 준비한다. 해외 출장으로 집을 비운 아내의 소식이 궁금해 싱크대 상단의 모니터와 카메라를 켜고 전화를 건다. 화면 가득 아내의 웃는 얼굴이 나오더니 등 뒤로 웅장한 상하이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냉장고의 모니터에서 남은 음식물을 모니터링하니 유통기한이 다된 우유, 아직 먹을 만한 오이, 치즈 등이 나타난다. 쌀통에서 세척을 설정한 후 2인분을 누르니 쌀이 씻겨져 나온다. 밥솥에 앉혀놓고 오후 8시 취사 예약을 한다. 세탁실로 가 몇가지 세탁물을 넣은 후 역시 오후 8시로 세탁 및 건조예약을 했다.
사무실에서 오후 3시 대략적인 업무를 마치고 나니 전기와 가스기기에 대한 걱정이 든다. 컴퓨터를 통해 집안 곳곳을 살펴본다. 원격 조정으로 소등과 가스잠금 등을 다시한번 설정하고 집안 창문도 점검한다. 등기우편 때문에 우체부가 다녀간 사실이 화면에 뜬다. 해당 우체국을 연결해 관리실에 맡겨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후 8시 집. 아침에 주문한 반찬거리가 배달바구니에 들어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오른쪽 노란 버튼을 누르니 머리 위에서 강한 바람이 내려와 머리와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낸다. 옷을 갈아입고 간단히 씻은 후 주방으로 가니 밥이 지어져 있고 빨래 역시 잘 건조돼 있다. 저녁을 먹고 나서 후드를 작동, 집안의 냄새와 나쁜 공기를 빼낸다. 무소음 중앙집진식 진공청소기로 거실부터 간단히 청소를 한다.
거실에서 VOD서비스를 검색해 쥐라기공원을 설정한다. 벽면의 대형 스크린을 내리고 거실 창의 방음용 검은 커튼을 드리운 뒤 돌비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영화를 즐긴다. 침대에 누워 침대 머리맡에 있는 모니터로 잔잔한 음악을 찾아 30분 가량 듣기 설정을 한 후 잠자리에 든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미래 주거문화 아이템■
△인텔리전트 침대:헤드각 조절과 혈압 및 맥박 체크 가능, 음악감상용 스피커 내장, 인터넷 검색용 모니터.
△인공지능 건강 검진 변기:소변 검사분석, 냉온수 비데.
△인터넷TV:인터넷 이용 가능한 대형 벽걸이TV, 카메라 장착으로 영상회의 및 영상전화.
△다기능 모니터:현관, 거실, 주방 및 각 방에 설치되는 컴퓨터와 TV, 라디오, 전화기 겸용 모니터.
△영상전화기:각 전화기에는 영상전화 시스템.
△창문 및 커튼 자동제어:리모컨으로 제어가능한 창문, 커튼 시스템.
△자동환기 및 산소공급 시스템:실내 오염도를 자동 체크해 환기 및 청정산소 공급.
△홈시어터시스템:거실 벽에 대형 스크린을 내려 VOD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를 골라볼 수 있음. 거실 창문에는 방음커튼, 돌비 서라운드 음향 제공.
△첨단 드레스룸:원하는 옷을 모니터에서 검색하고 헹거가 이동해 자동으로 찾아줌. 신체 부위별 거울보기 기능 제공.
△첨단 욕실:기능성 목욕, 수중안마, 사우나 시스템, 수건없이 온도와 향기를 선택해 건조시켜주는 자동 열풍 건조시스템, 욕실 내 음악감상 시스템, 비상벨 기능.
△휘트니스룸:벽 상단을 유리재로 마감해 TV나 음악을 들으며 운동 가능.
△전자기기 원격제어 시스템:원격지에서 컴퓨터를 통해 가전제품, 수도, 전기, 가스 등을 점검하고 작동도 가능.
△인공지능 냉장고:음식물 재고량, 신선도 검색, 음식 및 각종 식자재 주문, 메모 기능.
△주방자동화 기기:쌀 세척기, 예약취사 전기압력 밥솥, 식기세척기, 도마행주살균 건조기, 조리단계별 불꽃 조절 및 경보기능의 레인지.
△현관 청소시스템:착복상태로 전신먼지 제거, 바닥먼지 집진 기능.
△일괄 점등 및 소등시스템
△VOD서비스:영화 및 각종 콘텐츠를 다운받아 원하는 시간에 감상하고 온라인 결제.
△전국 지리정보 및 날씨서비스:시내 도로상황, 교통정보, 온도, 습도, 일기예보 등의 정보 원터치 서비스.
■<기고>LG경제연구원 김성환 연구원(사진) ■
홈 네트워킹이 일상생활에 널리 보급될 것이라는 점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보급시점이 언제일지,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지에 관한 궁금증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홈 네트워킹은 PC, 가전, 휴대단말기 등 각종 기기들이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환경 구성을 말한다. 이러한 환경 구성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가정 관리와 효율적인 자원 이용, 용이한 커뮤니케이션 등의 이익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가정내 각종 기기를 원격으로 통합제어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편리하게 가정을 관리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콘텐츠 및 기기 등의 자원을 공유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하며 가정내 도처에서 디지털 TV, 전자레인지, 휴대형 단말기 등으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이에따라 여가시간 증대, 맞벌이 및 독신 생활자 증가, 온라인 사용 확대 등 생활 패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먼저 소비자들은 세탁, 청소, 설거지, 식사 준비 등 반복적이고 단순한 가사 노동에서 상당 부분 해방돼 더욱 많은 여가시간을 갖게 된다. 최근 소개된 가정용 청소 로봇과 같은 자동화된 기기에 의해 원격으로 가사 노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가시간을 노린 다양한 레저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가사의 부담이 줄어든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 교육, 스포츠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레저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홈 네트워킹을 통해 가정 관리가 쉬워짐에 따라 독신 생활자와 맞벌이 부부의 증대도 예상된다. 가정 밖에서 단순한 가사 노동을 원격으로 실시할 수 있고 가정내 안전도 원격으로 살필 수 있어 독신 생활 및 맞벌이 생활의 어려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아가 독신 생활 및 맞벌이 생활에 맞춘 소형가전 및 가구, 데이 케어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내 어디에서나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온라인 서비스 사용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 특히 t커머스, 자동 온라인 주문 등과 같은 온라인 유통의 성장이 크게 기대된다.
기존 홈쇼핑과 유사한 쇼핑 형태가 TV,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다양한 디지털 가전을 통해 이뤄질 것이며 냉장고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음식물의 재고를 확인하고 추가 주문을 하는 자동 온라인 주문 시스템의 이용도 증가할 것이다.
‘MP3 애니웨어’라는 말과 같이 가정내 어디에서나 디지털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돼 디지털 콘텐츠의 효용성이 확대되며 온라인을 통한 각종 디지털 콘텐츠 구입도 증가할 것이다.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생활 정보가 모두 디지털화되는 만큼 사생활 노출의 위험이 커지고 홈 네트워킹 시스템과 관련된 각종 범죄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또 브로드 밴드가 가정내 곳곳에 산재해 각종 온라인 매체를 통한 대인 접촉이 더욱 늘어나고 이에 따라 직접 대면 접촉의 빈도가 줄어들어 다소 삭막한 사회로의 변화도 우려되고 있다.
홈 네트워킹의 보급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주도면밀함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이버 아파트의 구조 및 용도 ■
홈네트워크 시대를 여는 데 있어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 사이버아파트다. 인구와 주택이 밀집돼 있어 통신인프라 구축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사이버 아파트는 단지내 근거리통신망(LAN)과 같은 통신선이 잘 깔려있고 단지 외부와는 초고속망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일반 주택에 비해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한결 쉽고 초고속망을 통해 고품질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교육·육아·여성·음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업체, 가전제조업체, 인터넷 TV업체 등이 사이버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묶어 제공한다. 입주자들은 단지별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정보란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필요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 김장재료, 명절음식 등을 공동구매 형태로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사이버 뱅킹, 사이버 증권 거래, 경매·역경매, 각종 금융상품 정보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인터넷을 통해 주변의 맛있는 음식점, 실력있는 미용실 등 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입주민간에 나눌 수 있으며 보고싶은 영화도 자유롭게 선택해 볼 수 있다.
단지내에 연결된 네트워크(LAN)를 통해 영상전화, 영상 반상회, 영상 채팅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으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고 지역 생활 정보와 단지 주변의 상가 정보까지 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에 대형 냉장고 및 냉동고, 세탁물 보관시설, 일반 수납시설 등을 완비한 물류지원센터가 들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다양한 상품을 이 곳에서 수령해 보관할 수 있다.
이와함께 음식점·공연 등의 주문과 예약, 병원과의 영상 진료 서비스가 가능해지며 동사무소·경찰서·소방서·가스공사 등 각종 관공서 업무도 인터넷을 통해 빠르고 간결하게 해결할 수 있다.
집안에서 지하 주차장 등 아파트 주변시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의 도입으로 출근길 상황을 출근 전에 파악할 수 있고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통신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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