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새로운 20년-기술연구의 산실:LG그룹

 LG그룹의 연구개발(R&D) 및 미래기술개발은 전자와 화학이라는 양대 분야를 중심축으로 움직인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창업이념인 ‘인화단결, 개척정신, 연구개발’에서 보듯이 LG는 연구개발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업기술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 52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일용품 생산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라디오· 냉장고·TV·에어컨·세탁기 개발에서부터 최근 들어 세계 최초의 퀴놀린계 항생제 개발, 디지털TV용 핵심 칩 개발, 60인치 PDP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에 이르기까지 LG의 기술력은 국내 최고에서 이제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

 LG는 국내기업 중 가장 많은 국내외 80여개의 연구원 및 연구소를 확보하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R&D 투자를 바탕으로 핵심기술 개발을 주축으로 한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외 LG 연구소들은 고급 전문 연구인력들과 최첨단 연구 기자재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21세기 첨단기술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전자부문의 경우 LG는 지난 8월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열고 ‘일등LG’ 달성 방안을 논의한 이후 9월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전자CTO 등 전자부문 주요 사업본부장과 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부문 사업기술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전자부문의 일등LG 달성을 위한 과제에 시동을 걸었다.

 구 회장은 이 회의에서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기술”이라며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세계 주요 지역에 글로벌 연구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LG는 전자부문에서 ‘승부사업’인 디지털TV와 PDP·LCD 등 디스플레이, 3세대 이동단말기, 그리고 ‘주력사업’에서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광스토리지, 디지털AV 사업을 중심으로 제품리더십 확보, R&D투자 확대, 글로벌 R&D 역량강화를 통한 ‘일등LG’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LG는 2002년도 전자부문 R&D에 예년보다 3000억원 많은 1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한데 이어, 2003년에는 다시 20% 증가한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디지털 신제품 개발 및 차기 시장을 리드해 갈 수 있는 선행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가운데 75%인 1조3500억원을 디지털TV, PDP·LCD·유기EL 등 디스플레이, 3세대 이동단말기 등 승부사업과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광스토리지, 디지털AV 등 주력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화학부문에서는 정보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전자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관련 소재 산업의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21세기 첨단정보사회의 핵심사업분야로 부각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소재, 2차전지 등 정보전자 소재사업을 승부사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축적된 핵심역량과 태동기술인 나노기술을 융합, 정보전자소재 및 신소재 분야에 연구 인력 및 투자를 집중하고 나아가 석유화학, 산업재 분야의 경우 고기능·고부가가치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장기적으로 인간과 환경, 미래를 생각하는 창조적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미래의 핵심사업이 될 전략사업 발굴과 세계최고 수준의 고수익성 제품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생산성 제고 및 혁신적인 연구풍토 조성에 주력,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 능력과 성과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LG는 또 2002년부터 화학과 생명과학 등의 분야에 7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가운데 디스플레이, 반도체소재와 차세대 연료전지 등 정보전자소재 부문에 가장 많은 1200억원, 항감염제·항암제를 비롯한 신약개발 등 생명과학 부문에 8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에너지·전자부품·광통신 등 기타 사업분야에도 부문별로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와함께 LG는 글로벌 R&D 역량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의 성장시장인 중국을 겨냥, 올 6월 베이징에 설립된 ‘중국 R&D센터’를 확충키로 했다. 현재 50명 수준의 R&D센터 연구인력을 2003년까지 180명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현지사업과 기술지원 주력 중심 역할에서 향후 축적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한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LG는 ‘R&D의 세계화’의 일환으로 앞으로 10년내 중국 현지의 전자부문 R&D인력을 1000여명으로 늘리고 중국을 글로벌 R&D 거점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02년초 베이징에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 LG필립스LCD,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를 총괄하는 전자부문 종합 R&D센터를 개소했다.

 베이징 R&D센터는 CDMA단말기와 중계기 등 정보통신부문과 디지털TV와 디지털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 핵심사업분야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되며 올해 50여명으로 출범, 3년안에 연구인력을 150명으로 늘린 뒤 해마다 100여명 이상을 채용해 2012년까지 전체 인력을 1000여명 수준으로 확충하고 독자적인 R&D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설립형태도 우선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중국 지주회사 내부에 소규모 비독립 법인으로 운영하되 내년 초에는 완전 독립법인으로 분리시켜 독자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지난 99년 설립된 톈진 R&D센터도 인력을 보강해 중국 현지에서 에어컨·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제품 개발을 전담시시켜 현재 30여명인 연구인력을 올 연말까지 50여명으로 확대하는 등 연구인력을 보강, 베이징 R&D센터와 함께 중국내에서 독자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게 된다.

 LG는 현재 본사에만 전체 인력의 23%에 달하는 7000여명의 R&D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연구 인력을 대거 충원해 기술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인터뷰: LG전자기술연구원 이희국 원장(사진) ■

 ―LG전자에서 LG전자기술원의 역할과 위상은.

 ▲ 5년, 10년, 20년 후 LG전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이를 과제로 삼아 연구하고 주요 연구분야에 응용하거나 신제품에 적용, 성과를 일궈내는 것이다. 연구 사업은 과거 LG종합기술원에서 전자·화학 등 중요 분야와 관련 세부 분야로 나눠 육성되고 있다. LG전자기술원이 그룹내 다른 연구원, 연구소와 다른 점은 특정 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을 하는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며 가능성 있는 분야를 찾아 연구하는 등 연구 개발폭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LG전자를 대표하는 중앙연구소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

 ―LG전자 기술연구원의 대표적인 특성을 꼽는다면.

 ▲인큐베이팅 사업이 있다. 기존 사업부에서 하지 못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것을 현재 유통되는 상품과 연계시켜 경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초정밀·초전도·영상압축·음성인식·정보보호 기술 등 여러분야가 있다.

 ―연구원의 주요 연구 성과는 무엇이 있나.

 ▲TFT LCD 분야와 관련한 연구 성과가 가장 크다. 이 분야를 통한 LG전자의 영상 제품이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으며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유기EL분야, 초정밀 기술인 MEMS 관련 연구도 대표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분야다.

 ―세계적인 기업 R&D의 변화 추세는.

 ▲과거에는 장기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현재 사용 중인 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곧장 적용시켜 제품화·사업화하는 속도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즉 프로젝트를 단기·중기·장기로 세분화해 진행하고 그때 그때 바로 제품에 적용시킬 수 있는 기술은 곧바로 적용하면서 계속 연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여러 기술을 융합한 복합 기술이 새로운 연구분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세계적인 업체간 기술 협력이 확대되고 여러 분야의 통합 및 협조를 통한 글로벌 경쟁시대로 나가고 있다.

 ―국내 R&D의 수준과 전망은.

 ▲국내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다수 등장한 것처럼 R&D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은 과거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았던 세계적인 기업을 넘어 특유의 빠른 기술개발 및 제품에 대한 적용 능력으로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재 IT분야에서는 절대강자가 없어지고 기술과 제품 수준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따라서 R&D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시각을 넓혀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10년 후를 내다보며 국내기업의 R&D가 갖춰야 할 점은.

 ▲반도체·이동단말기 등에서 세계 일류가 된 것처럼 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는 동시에 빠른 사업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이 10년 후의 경쟁력이다. 이를위해 고급인력 확보와 차별화된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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