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문화 현장을 가다>(6)활개치는 복제품

 홍콩 완차이 중심가의 전자제품상가 ‘컴퓨터 존(Computer Zone)’. 이곳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와 매우 비슷한 인상을 자아낸다.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판매점이 6층 건물에 빼곡이 입주해 있고 콘솔게임기 및 게임소프트웨어 판매점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정품 PC게임 가격도 200∼300홍콩달러(3만2000∼4만8000원)로 한국과 비슷하다. 게임 타이틀 판매점에 ‘워크래프트3’ ‘네버윈터나이트’ ‘던전시즈’ 등 최근 출시된 화제작이 진열된 풍경 역시 용산과 거의 똑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소니의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2의 가격이 제각각이다. 더러는 1780홍콩달러(28만5000원)로 한국보다 싼것이 있는가 하면 3000홍콩달러(48만원)로 2배나 비싼 제품도 있다.

 이는 홍콩의 게임시장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불법복제물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품 PS2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지만 불법복제 타이틀이 구동되는 PS2 개조품은 가격이 정품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 더러는 PS2도 복제품이 나돌아 정품보다 싼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NC감마니아홍콩의 윤양노 과장은 “홍콩 사람들은 비디오 콘솔게임을 PC게임 만큼 많이 즐기지만 대부분 정품보다 비싼 불법개조품을 구입한다”며 “개조품을 구입할 경우 값싼 복제 타이틀을 구동할 수 있어 결국 정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에서는 콘솔게임이나 PC게임 복제 타이틀을 거리 곳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더러는 정품게임 판매점에서도 몰래 복제품을 유통하기도 한다.

 가격은 복제품이 정품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콘솔게임 개조품의 경우 복제품이 얼마나 잘 호환되느냐에 따라 더욱 비싼 가격에 팔린다. 최근 홍콩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전자상가에서 거래되는 콘솔게임기의 90% 이상이 개조품이나 복제품인 것을 감안할 때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식 사고방식이 깊게 뿌리내린 홍콩 사람들도 복제품에 관한한 중국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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