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9·11 이후 `DRS`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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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미국 9·11테러 이후 재해복구(DR) 환경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은 금융권에서 일반 제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DR시스템 구축을 위해 동종업계를 벤치마킹하거나 외부기업으로부터 컨설팅 및 타당성 조사를 한 기업이 65%(39개사)에 달해 DR에 대한 일반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서비스·유통·건설 등을 포함한 제조업종 중심의 기업 전산실을 대상으로 ‘지난해 9·11 이후 DR에 대한 인식변화 및 DR 구축에 대한 기업활동’에 대한 현황을 조사한 결과 60여명의 전산실 관계자 중 44.9%가 내년 IT예산에 DR를 새로 구축하거나 보강하기 위한 예산을 반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이번 설문에서 60개 기업 중 25개 기업이 DR 환경을 구축했고(41.6%), 35개 기업이 아직 구축하지 않았다는 답변 결과와 설문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대다수 금융기관들이 DR 구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금융 및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관심이 고조됐던 DR는 일반 제조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사내에서 DR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대한 인식 증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1.6%(37)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DR를 구축한 기업 중 다수는 현행 DR체제를 보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R를 구축했다고 답한 25개 기업 중 자체 평가(100점 만점)를 묻는 질문에서는 60%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보완을 해야 하거나(32%), 미비한 점이 많다(28%)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이 주관식으로 서술한 현행 체제의 보완점으로는 ‘실시간 백업체제 미비, 원격지 DR체제 미비, DR업무범위 확대’ 등이 주로 꼽혔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통신비용 절감과 재해복구시스템의 활용 극대화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DR 구축을 하지 않은 기업들은 그 이유로 예산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35개사 중 18개사(51.4%)가 예산부족이라고 답했으며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6개사(17.1%),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의 마인드 부족으로 구축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은 4개사(11.4%)로 나타났다.

 한편 예산상의 이유는 DR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DR환경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구축 35개사 중 20개 기업은 DR를 위한 타당성 검토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로부터 내년 중 DR 구축을 승인받은 기업은 3개사, 실무선에서 예산을 요청할 계획인 기업은 11개사(22%)에 머물렀으며 19개 기업이 ‘예산 반영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구축한 DR시스템을 보완하는 계획까지 포함, 전체 응답자의 내년 예산 반영을 조사한 결과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의사를 보인 기업은 총 27개 기업(44.9%), 당분간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25개(41.6%)로 조사됐다.

 

◆설문참여기업

 건국대민중병원·건일제약·경남은행·고려산업·교원그룹·대교·대상·대우자동차·대한주택공사·데이콤·동아제약·동양석판·동원증권·동화기업·범양상선·비씨카드·삼성물산건설부문·삼성중공업·삼천리·삼홍사·삼화페인트공업·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은행·성도·쉐라톤워커힐·신무림제지·신영와코루·신용보증기금·신원·신한은행·아시아나항공·유유·이수화학·전라북도청·제일약품·캠브리지·특허청·풍림산업·하나증권·한국야쿠르트·한국전력·한국전자석유거래소·한샘·한솔제지·한양대병원·한진중공업·한화석유화학·해태제과·현대약품·현대중공업·KTF·LG유통·LG칼텍스정유·STX조선·A제약·B증권·C사

 <총 60개:설문에 참여해주신 기업에 감사드립니다>

  

◆전문가기고

-권혁재 한국EMC BC/DR 프로그램 매니저 부장

 

 불과 1, 2년 전만 해도 백업센터 또는 재해복구(DR)센터 구축 제안은 대부분의 고객들에게 공급업체 영업전략의 일부로 인식됐다. 2000년 9월, 모 증권사의 침수사건으로 업계에선 대책 마련에 대한 공론이 일었지만 실제 DR센터 구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1년 뒤, 9·11사태로 인해 재해에 대한 위기감이 표출되면서 업계에 재해복구센터 구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올 8월말까지 국내 재해복구센터의 구축현황을 살펴보면 은행권 16개사, 증권업 9개사, 보험업 5개사, 카드 및 캐피털 3개사, 공공기관 6개사, 제조 및 병원 6개사, 통신업 6개사가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중대형 금융사가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며 소형 금융사 역시 올 하반기부터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제조기업 및 통신사들이 내년 상반기로 구축을 예정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또한 추가적으로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부터 내년 말을 목표로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DRS에 대한 필요성에서 한발 나아가 DR센터 구축을 시스템통합 프로젝트로 이해하는 관점이 필요할 듯하다. 즉 호스트·서버의 시스템·스토리지·네트워크·DB 및 업무 운영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디자인, 구축, 운영해야 하는 광범위한 프로젝트라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실정은 백업센터 구축을 이러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기보다는 데이터 복제 솔루션 선정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재해복구센터 구축은 기업내 IT인프라에만 한정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사적으로 재해복구체계의 준비-재해의 정의(언제 재해복구체계로 돌입할 것인가), 재해시 업무절차의 정의, 각 직원들의 행동지침, 원상복구의 기준 등을 모든 직원들이 익숙해질 수 있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 IT환경에서 재해복구센터 구축은 장기적 관점에서 모든 IT 처리과정과 그를 위한 자원통합 및 관리라는 측면에서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다. 관련 컨설팅 업체에서는 이러한 고객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험과 노하우, 구축의 우선순위, 선결과제 등을 짚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일과성 구축이 아닌 지속적으로 업무변화, 시스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체계를 정립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보통 DR시스템 구축에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내부의 공감대 형성을 꼽는다. 그 다음이 비용과 인력의 문제다.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을 비용의 소모라는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회사의 핵심자원을 지킨다는 관점에서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며, 아울러 이러한 투자를 보험으로만 간주해 비용만 소모하는 시설이 아닌 업무분산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고가 필요한 때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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