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株 "우린 노는 물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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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통신주들이 해외 통신주와의 차별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KT·KTF·하나로통신 등 유력 통신주에 대한 최근 외국인들의 평가는 차별화 현상을 재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난달 중반 이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등 주요 종목에 대해 대대적인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유독 통신주들에 대해서는 압도적 순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차별화 장세를 이끌고 있다.

 이는 지난달 21일 이후 KT의 외국인 지분한도가 확대되면서 통신주 전반에 대해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통신주가 해외 통신주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부문 수익·성장성 확고=국내 이동전화 1, 2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가 세계 유수의 통신사업자인 일본의 NTT도코모, 유럽의 보다폰 등 통신사업자보다 훨씬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탄탄한 가입자 구조와 무선데이터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한몫을 하고 있다.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들은 무선데이터부문의 성장으로 내년에는 국내 통신사업자와 해외 이동통신사업자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2004년까지 SK텔레콤과 KTF의 무선데이터부문 영업이익 연평균증가율이 각각 60%, 5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선데이터부문의 고성장과 이익기여도 증대는 이들 이동전화사업자의 실적 향상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 NTT도코모의 시가총액이 29%, 보다폰이 58%, AT&T와이어리스가 70%나 빠진 것을 감안할 경우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이 9%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은 ‘선전’ 이상이라는 평가다.

 외국 이동통신업체들이 몸집불리기, 성급한 차세대사업 투자에 전념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하지 못한 반면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튼튼한 가입자 기반 위에 수익성 높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공해온 것이 차별화의 관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선통신부문도 지속적인 선전=유선전화사업은 수익성 정체 상황이지만 KT, 하나로통신 등은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돌파구를 마련, 한국 유선통신주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올들어 미국의 유선 통신사업자인 글로벌크로싱·월드컴 등이 줄줄이 쓰러지는 와중에서도 KT는 국내 최대 종합통신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하나로통신은 하반기 이익 모멘텀을 근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달 민영기업으로 새출발하면서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외국인투자가로부터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사업초기 무리한 망투자로 자칫 최근 몰락한 외국통신사업자와 같은 길을 걷는 듯했지만 사업 안정화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4분기 순이익 흑자전환 등의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돼 주목받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부정적 평가의 타깃이 됐던 외국 통신주들이 사실상 유선부문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유선통신 부문의 차별화 정도가 이동통신에 비해 적은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KT·하나로통신 등이 안정적인 수익개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펀덜멘털상의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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