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반세기 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던 LG전자와 국내 최대 전기밥솥 생산업체인 쿠쿠의 관계에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가 과거 20여년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기계식 일반밥솥을 공급받아 왔던 쿠쿠와의 거래를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동안 혈연을 매개체로 유지돼 왔던 양사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신규 OEM방식 전기밥솥 물량에 대한 발주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쿠쿠에 통보했으며 대체물량은 연간 35만대 가량을 공급받는 또 다른 협력업체 부방테크론에서 충당한다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밥솥시장이 압력밥솥으로 전환되면서 일반밥솥의 매출액이 감소함에 따라 쿠쿠와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이번주 양사가 회의를 갖고 AS문제 등 사후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대표 구자신 http://www.cuckoo.co.kr)는 지난 87년 이전 연간 250억∼300억원대의 전기밥솥을 LG전자에 납품해 왔으나 근래 들어선 기계식밥솥 10모델, 10만대 가량을 납품해 왔다.
쿠쿠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에 대한 OEM방식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혀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LG전자에서 공식적인 통보를 접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이처럼 어제의 ‘동지’에서 ‘적’으로 갈라지는 것은 지난 98년 4월 자체브랜드로 시장에 참여한 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쿠쿠를 LG전자가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밥솥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쿠가 독자브랜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두 회사가 하이프라자 등 LG전자 유통망에서 갈등을 빚어왔다”며 “양사가 협력업체 관계를 중단하는 상황에 처한 것은 LG전자가 쿠쿠를 경쟁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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