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장비 투자 확대 관련업계 "가뭄 끝 단비"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대표 이용경)가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위해 장비구매에 나서는 등 신규 투자를 확대, 침체에 빠진 국내 통신장비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KT의 투자확대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데이콤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규모를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여 통신장비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T는 초고속인터넷망의 고도화를 위해 올 상반기에 6만회선의 VDSL 장비를 구매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20만회선 규모의 장비를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KT의 이같은 투자계획은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이 최근 들어 VDSL장비 구매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단행되고 있는 것이어서 수요기반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VDSL업계에 적지 않은 위안이 되고 있다.

　KT는 VDSL장비 구매와 더불어 엔토피아 사업의 확대를 위해 수십억원 규모의 백본용 메트로이더넷 스위치와 가입자용 스위치 장비의 구매에도 나서고 있다.

　또 차세대네트워크(NGN)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올해안에 국내외 교환기업체들로부터 900억원 규모의 액세스 게이트웨이를 구매하고 무선랜 사업의 확대를 위해 상반기에 대량으로 장비를 구매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0만개 규모의 무선랜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KT는 자회사를 통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 아래 최근 자회사인 KT아이컴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LG전자와 WCDMA장비 구매계약을 체결, 시장개화를 기다려온 이동통신 장비업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KT아이컴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기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WCDMA 장비를 구매한다는 계획이어서 장비발주만을 기다려온 기지국장비 및 중계기 생산업체들의 사업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KT아이컴의 장비도입은 경쟁업체인 SKIMT의 WCDMA장비 발주를 앞당겨 이동통신 장비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장비업계는 국내 최대 통신장비 구매처인 KT가 다른 통신사업자의 신규 투자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가운데서도 WCDMA와 NGN, 무선랜, VDSL 등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확대에 나서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같은 분위기가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