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척추나 신경이 마비된 환자가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휠체어 등 구동체를 뇌로 직접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성공했다.
서울대 초미세생체전자연구센터(소장 김성준)로부터 ‘신경칩(neural chip)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한림의대 신형철 교수팀은 손상된 뇌의 운동중추를 대체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개발, 살아있는 흰 쥐에 시술하고 쥐의 의지대로 뇌의 다른 부분을 활용해 구동체를 움직이는 ‘운전하는 쥐(navigating rat)’ 연구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흰 쥐의 체감각 대뇌피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염영역 좌우 반구에 8가닥의 묶음형 다중미세전극을 이식했다. 수술 뒤 1주일 이상의 회복기간이 지난 후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한 탈 것(vehicle)에 태운 후 전극 부위의 감각신경세포들의 미세한 신경활동 신호를 증폭기를 거쳐 다중채널 단일뉴론포착프로세서(MNAP)를 통해 기록, 분리했다. 이들 신경신호들은 실시간으로 탈 것을 제어하는 신호로 변환활용됐다.
이에 따라 신 교수팀은 뇌의 운동중추가 손상된 환자가 ‘뇌-컴퓨터-연결(brain-computer interface)장치’를 이용해 다른 기능의 대뇌피질을 기능적으로 치환해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신형철 교수는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환자에게 이 기술을 적용하면 주위 사람의 도움없이 휠체어에 탄 채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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