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대전>시장·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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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시장 및 기술동향>

 ‘나노미터’ ‘300㎜’ ‘모바일’ 현재 전세계 반도체 산업계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다. 2000년 최고의 호황기를 맞았다 이듬해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불황을 겪은 반도체업계로는 최대의 관심사가 ‘시장회복’이다. 하지만 이를 견인할 공격수는 누가 될 것인가.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회복의 견인차는 이동전화단말기·노트북PC·PDA·무선랜 등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스트PC 개념의 확산으로 각종 휴대정보기기와 홈정보기기가 통합되는 접점이 바로 ‘모바일’ 시장이라는 관점이다.

 모바일 시장의 본격 개화는 곧바로 반도체업계가 300㎜ 웨이퍼의 대량 생산 체제를 도입하고 이에 맞춰 나노미터(㎚)급 미세회로 공정을 양산라인에 적용하는 시점과 연결된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 대한 반도체업계의 대응은 무선주파수를 처리하는 RF솔루션과 고속의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베이스밴드 솔루션으로 크게 나뉜다. 최근에는 무선통신기기에 필요한 핵심칩을 한 데 통합하는 시스템온칩(SoC) 개발에 유수의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다.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모토로라, 퀄컴 등 비메모리 반도체 강자들은 자신의 영역인 CPU와 DSP, RF 등을 중심으로 모바일 시스템 구현에 필요한 주변 기능들을 통합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인피니온 등 D램과 비메모리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종합반도체업체들도 부문별 IP를 집적한 모바일 SoC 개발에 적극 나섰다.

 SoC 설계와 공정을 개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장비, 재료개발도 활발하다. 수백만 게이트의 집적도에 초소형 크기의 SoC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0.18㎛에서 0.13㎛, 0.10㎛급으로 옮겨가고 있는 반도체 공정을 90㎚급 이하로 낮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인텔과 IBM, 아시아지역의 TSMC와 삼성전자다. 인텔은 최근 저유전 물질과 구리배선을 통합한 차세대 CMOS 90㎚공정을 개발, 양산준비 작업을 시작했으며 IBM은 실리콘온인슐레이터(SOI) 구리공정을 필두로 미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운드리 전문업체 대만 TSMC는 표준 90㎚의 라이브러리 구축으로 미세회로공정 투자를 하지 못한 종합반도체회사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의 기술선도력을 바탕으로 90·75·60㎚의 차세대 공정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 모두 90㎚ 공정의 특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300㎜ 웨이퍼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내년부터는 이를 병행해 모바일 SoC에 집중하는 한편, 반도체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면 타 분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포스트 반도체 시대의 주역’. 액정표시장치(LCD)는 반도체와 유사한 점이 많은 업종이다.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점이 그렇고 맨땅에서 ‘극일’과 ‘세계 제패’를 실현한 것이 그렇다.

 특히 평면패널디스플레이(FPD) 분야의 선두주자인 TFT LCD는 지난해부터 일본, 대만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제패한 이후 지난 상반기까지 세계시장의 35%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의 ‘D램 신화’를 재현할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양대 TFT LCD업체는 올해 나란히 5세대 라인을 가동하며 차세대 설비투자에서도 일본과 대만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 물론 AUO·CMO·CPT·한스타·퀀타 등 대만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지만 당분간 한국의 독주를 막을 상대는 없다.

 현재 TFT LCD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중대형(10.4인치 이상)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지배력은 가히 막강하다. 노트북용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독주를 계속하고 있으며 모니터용 부문에서도 삼성의 17인치용과 LG필립스의 15, 18인치 모듈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종주국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인 TV용에서도 점유율을 차츰 높여가고 있다.

 문제는 시장가격. 지난해 10월 바닥권을 탈출해 올 6월초까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던 공급가격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달러(15인치 모듈 기준)벽’이 허물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맨파워를 바탕으로 원가절감 노력에 전력투구함으로써 제조원가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낮아진 상태다. 즉 설령 200달러벽이 무너진다해도 대만이나 일본업체들과 달리 국내업체들로선 충분히 견딜만 하다는 얘기다.

 생산기술력에 이어 일본의 60% 수준이라던 기술력면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이미 대면적 제조기술에서는 40인치 TV용 모듈 상용화(삼성전자)를 코앞에 둘 정도로 종주국 일본을 앞지른 상태다.

 요소기술도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LG필립스LCD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구리(Cu)배선 기술이나 삼성전자가 ‘히든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4픽셀 제조 공법’ 등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최첨단 TFT LCD 기술이라는 평이다.

 이밖에도 △TV용 백라이트 기술의 새 화두인 EEFL(외부전극형광램프) △LCD의 실제 화면을 극대화한 사이드 마운팅 기술 △광 시야각 기술 등 각종 요소기술이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 명실상부한 LCD 세계 최강을 향한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높아져 투자의 선순환이 일어나 기술력, 생산능력, 시장점유율 등 모든 면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완벽한 LCD 세계제패의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며 “반도체의 명성과 신화가 LCD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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