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낮게 떠서 날아가는 차세대 해상운송시스템인 위그선이 러시아·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해양연구원 신명수 박사팀은 벤처기업 인피니티기술(대표 이재국)과 공동으로 2000년부터 올해까지 2년 동안 해양수산부의 중소벤처기술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위그선의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5일 인천 월곶 앞바다에서 시운전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위그선은 110마력의 엔진으로 파도 높이가 1m 이내면 이륙이 가능하고 이륙 후 파고에 따라 운항고도를 3∼30m로 조정할 수 있어 운항률을 크게 개선했다. 또 위그선은 수면으로부터 1.5m 상공에 떠서 시속 120㎞의 속도로 300∼1000㎞까지 운항할 수 있으며 인천과 중국을 2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이밖에 항주 중 장애를 일으키더라도 해면에서 낮게 떠 운항하기 때문에 대형 재난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활주로 길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데다 기존 선박용 재질로 제작이 가능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위그선은 국제해사기술기구에 의해 항공기가 아닌 선박으로 분류돼 있으며 물 속을 달리는 수중익이 수면에 근접할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반면 공기 중을 항행하는 날개가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효율이 향상되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초고속 선박기술과 수면으로부터 낮게 부상해 주행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항공기술을 접목한 이 배는 항공기나 선박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파도가 높은 해역에서는 이착륙에 제약이 많아 운항률이 낮은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실용화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연구진은 이번 위그선의 개발로 오는 2006년까지 최소 500만달러 정도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3년 내 여객선·구난함 등 특수목적용 선박으로 사용이 가능한 10∼20인승급 제작이 완료되면 이 분야 수출액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동개발자인 인피니티기술은 해상 레저용·관광용 및 특수선용으로 제품화해 곧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명수 박사는 “러시아의 경우 이미 시속 500㎞까지 속도를 내는 위그선을 보유하고 있다”며 “예산만 충분히 지원된다면 3년 내 대형 위그선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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