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세계 TFT-LCD 시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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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관/한국IDC LCD 반도체연구그룹 수석연구원

 

 ◇DRAM시장 규모를 상회하는 TFT LCD시장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CRT 이후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Flat Panel Display)로 전환되면서 TFT와 LCD기술을 이용한 TFT LCD 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초 노트북 컴퓨터에 사용되기 시작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는 2000년부터 데스크톱PC의 모니터용으로 본격 쓰이고 있다. 이는 TFT LCD가 컴퓨터 산업과 희비를 같이하는 정보산업적 부품 겸 시스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아가 향후 TFT LCD의 주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요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LCD TV로의 전환 또한 TFT LCD의 특성을 이용한 의료용·군사용·항공용·차량용 등으로 애플리케이션 확대가 이루어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게 한다.

 TFT LCD산업의 성장세는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D램 메모리 산업과 비교하면 한층 더 쉽게 알 수 있다.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TFT LCD 매출은 세계 시장에서 D램과 2001년 2분기 거의 동일한 시장 규모를 획득한 이래 2002년 3분기까지 D램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

 

 ◇대만업체의 생산 점유율 일시적 우위

 TFT LCD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이 주도해온 TFT LCD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현 LG필립스)가 지난 1995년 시장에 참여했으며 1999년 하반기부터는 대만업체들도 진출, 아시아 3국간 생산경쟁이 본격화되면서 D램 시장과 유사한 양상을 띠게 됐다.

 1997년 중반부터 1998년까지 가격하락은 한국업체들의 투자에서 비롯됐으며 2000년부터 2001년 9월까지 이어진 TFT LCD 패널의 가격하락은 대만업체의 투자에 의한 생산량 확대로 인위적인 공급과잉에 기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TFT LCD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가 증가했고 원가도 대폭 떨어졌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일본 업계의 시장점유율은 수직 하강했다. 동시에 ‘단 즙’이었던 TFT LCD 사업은 점차 ‘쓴 즙’으로 바뀌었고 각국 TFT LCD업체들은 라인매각, 합병, 사업포기와 같은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2002년 1분기 36%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10인치 이상의 TFT LCD패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대만 업체들의 3분기 시장점유율은 3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필립스와 삼성전자의 5세대라인 가동과 함께 4분기부터는 다시 한국이 대만을 누르고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 TFT LCD 생산량은 2003년 2분기 이후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04년 이후 20% 이하의 점유율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2는 각국의 중소형용 TFT LCD 생산능력을 제외한 10인치 이상의 TFT LCD용 글라스(Glass) 투입량에서 도출된 생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5세대 및 차세대 TFT LCD 투자 러시

 2000년 이후 일본은 LTPS와 같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은 중·소형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한국과 대만은 노트북 컴퓨터보다 큰 화면을 요구하는 모니터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향후 각사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LCD TV와 중소형 비중의 확대, 한국은 대형 모니터와 LCD TV, 대만은 대형 모니터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국의 신설 TFT LCD 투자계획을 보면 한국과 대만업체는 투입 글라스의 가로·세로 길이가 1000㎜ 이상인 5세대와 차세대에 투자가 집중된 반면 일본의 투자는 기술력에 바탕을 둔 폴리실리콘과 CGS(Continuous Grain Silicon) 등 화질개선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 지고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일본 샤프는 25인치 이상의 LCD TV생산을 위한 1500×1800㎜라는 세계 최대 글라스에 대한 투자로 9월부터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며 최근에 밝힌 삼성전자의 LCD TV 전략이 최대 40인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샤프보다 큰 글라스 기판 사이즈를 채택할 가능성을 열어 주고있다. 37인치와 40인치는 현 PDP 디스플레이의 시장 영역이어서 향후 37인치 이상의 초대형 패널에서 경쟁구도가 새로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상승은 소비자 주도, 하락은 공급자 주도

 TFT LCD 모듈 가격은 가격의 하락과 상승에 의한 수요 변화와 지속적인 투자, 사업 합병, 철수 요인에 의한 공급량 변동이라는 수급상황이 전체 트렌드를 대표한다. 과거 추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1997년부터 2001년 4분기까지 곡선은 액정 디스플레이 산업의 호·불황을 ‘다운-업-다운’의 순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올해 가격은 마치 지류가 합쳐서 하나의 강을 이룬 것처럼 사이즈별·해상도별 가격 차이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2001년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모듈 공급가격은 2002년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높아진 가격이 수요 유인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3년 2분기 이후는 공급 요인인 생산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액정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숙하면서 과거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 요인으로 인한 가격변화보다는 공급자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판매경쟁적 요소가 가격변동의 주체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날개 없는 TFT LCD 원가 하락

 1997년 1분기 14.1인치 XGA평균 가격이 1165달러였으나 올해 3분기 240달러로 5분의 1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는데 이는 원가절감이 연평균 25∼30%정도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큰 폭의 원가절감은 어렵고 연평균 15∼20% 수준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생산원가 하락은 주어진 장비와 재료를 갖고 수율 향상과 미세회로 디자인 룰을 적용하고 있어 각 웨이퍼에서 생산 가능한 칩 개수의 많고 적음이 원가와 직결된 반면 TFT LCD는 생산할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미리 정해져 있어 수율 향상과 최적 사이즈의 유리기판을 사용할 경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이 6인치에서 8인치로 다시 12인치 웨이퍼로의 대구경 전환도 피상적으로는 액정 산업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감가상각비 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에서의 투자 비용 대 생산량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와 달리 액정 산업은 과거 75∼80%의 비중을 차지하던 핵심 재료(material)·컴포넌트(component)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생산원가 하락에 기여한 만큼 장비와 더불어 핵심 재료와 컴포넌트의 국산화·지역생산화가 더욱 중요시된다.

 올해는 재료·콤포넌트 비중이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래 그림5는 최근 수요 확대 추세에 있는 15인치 모니터의 연간 제조비용 평균을 국내 선진 업체를 기준으로 나타낸 것으로 수율은 고려하지 않았다.

 

 ◇PC시스템에서 TFT LCD 가격

 PC시스템 부품으로서 TFT LCD 디스플레이는 필연적으로 PC산업과 깊은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PC산업의 침체에 따른 컴퓨터 평균 단가 하락은 TFT LCD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 시장 및 TFT LCD 모니터의 판매가 하락을 재촉했었다. 15인치 모니터의 경우 데스크톱 평균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3분기 18%까지 급격히 떨어진 이후 2002년에는 모듈가격 상승과 함께 25%까지 상승했으나 2003년은 20% 수준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노트북용 14인치, 15인치급 모듈도 올해 3분기 비중이 15∼18%에서 2003년에는 12∼14%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속적인 TFT LCD 제조원가 하락은 가격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15인치 모니터용 모듈에 15% 정도의 마진율을, 노트북용 14인치·15인치에는 25% 이상의 마진율을 담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지 한국 업체들의 5세대 공장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대만의 5세대 공장 가동에서 비롯되는, 통제범위를 넘어서는 수급조절 실패 및 가격폭락도 예상되는데 이는 D램 산업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한 한국 업계에 일정 부분 책임을 돌릴 수도 있다.

 

 ◇결론

 D램 메모리 세계 시장 제패 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한국 TFT LCD업계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TFT LCD 산업은 표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보이면서도 내면적으로는 크게 다르다. 각 투입기판 사이즈별 최적 디스플레이 크기와 생산가능 패널 개수가 달라 각 TFT LCD 공급사의 시장, 제품 정책이 중요하다. 특히 TFT LCD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보기기 산업뿐만 아니라 가전 영역으로의 시장확대가 용이한데 이 점이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에는 선진 산업의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비·재료·컴포넌트까지 포함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품시장 전략을 발휘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한국의 TFT LCD업계는 과거 D램 메모리 산업의 전철을 교훈으로 삼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향상과 함께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의 이미지 구축에도 큰 기여를 할 경제의 기둥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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