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채널이 PC업체들의 대리점을 제치고 가정용 홈PC 유통시장의 맹주로 자리잡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양판점, 주요 인터넷쇼핑몰 등의 상반기 PC 판매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된 PC 판매량은 36만5900여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6300여대에 비해 무려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IDC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PC시장 규모는 약 177만7000대로 PC시장에서 차지하는 신유통 채널의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가정용 홈PC 시장에서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양판점 등의 신유통채널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PC업체들의 대리점 판매량을 사실상 추월하며 PC분야의 핵심 유통채널로 자리잡는 등 유통구조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및 행망PC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도 50%를 넘어선 데다 조립PC 시장도 15%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리점의 비중이 15%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신유통채널 중에서도 TV홈쇼핑은 지난해 상반기 8만200여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으나 신규 홈쇼핑들이 가세하며 경쟁이 가열된 올 상반기에는 26만2000여대에 가까운 PC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같에 비해 무려 226.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은 PC 제조사들이 유통시장의 수요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홈쇼핑을 통해 각종 기획상품을 저가에 공급하며 TV홈쇼핑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는 LG홈쇼핑이 지난해 상반기 PC 4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으나 올 상반기 14만여대의 PC를 판매해 25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CJ39쇼핑도 9만3000대의 PC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참여한 현대홈쇼핑과 우리홈쇼핑도 각각 1만7000대와 1만2000대를 판매하는 등 대부분의 TV홈쇼핑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터넷쇼핑몰들도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선 롯데닷컴과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해 올 상반기 2만8000여대의 PC를 판매해 84.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전통적으로 PC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양판점들도 올 상반기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자랜드가 3만8800대를, 하이마트가 3만7000여대의 PC를 판매하며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처럼 신유통채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PC업체들의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어 유통시장 재편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중견 PC업체들은 상반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판매량 확대와 적자 확대라는 야누스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며 “많은 PC업체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시장점유율 때문에 홈쇼핑을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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