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스템 통합작업은 최소 6개월, 5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여서 기업들에 적지않은 부담이다. 때문에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2∼5년이 더 필요하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시스템 통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는 데다 일부 대기업이 EAI를 도입하면서 IT업계와 기업들에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정보시스템 통합의 필요성은 70, 80년대부터 노출되어 왔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할 때 상호운용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와 같은 시장 환경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의 통합이 시도됐으나 제3, 제4 시스템과 통합을 확장해가는 유연성이 부족하고 고비용 구조를 노출하면서 EAI와 같은 첨단 통합법이 필요해졌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기존 정보시스템간의 데이터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ERP를 도입했지만 패키지 솔루션이 늘어나고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더해지면서 정보관리에 대한 한계가 도출된 것이다. 따라서 ERP 사용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EAI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1위 기업인 태평양은 애플리케이션 통합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구축하던 중에 생산·판매·물류 등 각각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EAI 도입을 서둘렀다. 이후 태평양은 다양한 어댑터, 유연한 구조, 중앙집중화된 관리체계를 갖춤으로써 400여개 인터페이스에 1일 2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통합운영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전자도 EAI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며, 신규업무 개발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EAI를 통해 기업 내부 데이터 흐름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할 때의 연동작업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B2B통합과 같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도 서울사무소와 광양, 포항제철소의 공정업무를 단일 인터페이스로 운영해 무정지 조업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EAI시스템을 구축했다. 광양과 포항제철소에서 공정별로 운영되는 400여개 조립라인과 관리서버들을 피어투피어(P2P) 아키텍처 기반으로 통합, 포스데이타 및 포스코 서울 허브와 연결해낸 것이다.
결국 정보시스템 통합은 기존 정보자산을 재활용하고,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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