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금융자회사간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한 새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통합 마케팅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최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지주사법 개정 시행령을 통해 자회사 고객정보를 지주회사 차원에서 영업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신 금감위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지주회사가 보완장치를 마련토록 하고 이달 중순께 금융지주사 감독규정에 단서조항을 달 계획이다. 자회사간 고객정보 공유를 통한 금융상품 교차판매는 특히 정부가 금융지주회사에 부여하는 최대 혜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9월 중 이 규정을 토대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개인신용정보 취급방침’을 확정·시행하게 되면 자회사들의 고객정보를 금융상품 교차판매 등에 본격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신한지주 등 지주사들은 자회사를 하나로 묶는 통합 고객관계관리(CRM) 환경을 도입키로 하고, 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대대적인 고객 데이터베이스 정비작업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6월 은행·카드·증권·투신·정보기술 등 전 자회사가 참여하는 통합마케팅 특별팀을 신설한데 이어, 현재 구체적인 전략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은 특히 통합 CRM을 공동 마케팅의 출발점으로 판단,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증권 등 주요 자회사를 대상으로 우선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그룹 차원에서 통합 CRM 구축팀을 결성하고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마련중이다. 신한지주는 우선 연내 자회사들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데이터웨어하우스로 정비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CRM 도입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조흥·하나은행 등 지주회사 대열에 추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은행들도 법적지위를 얻는 대로 통합 CRM 구축을 당면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지주회사 추세속에서 통합 CRM은 자회사들의 전산부문 연계와 함께 금융권 최대 정보기술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 이창민 부부장은 “통합 CRM은 지주회사의 가장 큰 장점인 금융상품 공동개발 및 교차판매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적어도 향후 2, 3년 동안은 지주회사 공통의 과제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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