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통신 안테나 설치 `님비장벽`

 이동전화 및 비상 라디오 교신용 타워 설치를 둘러싼 통신회사와 주민간 ‘안테나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테나 설치 지역 주민들은 안테나로 주민 건강이 위협받고 부동산 값을 떨어뜨린다며 안테나 관련 시설물 설치에 적극 반대하는 반면 통신회사들은 안테나 전파가 건강에 무해하며 안테나 설치는 통신법에 따른 적법한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북부 마린카운티는 미국내에서도 통신업체의 휴대폰 및 긴급 라디오 통신 중계 타워 설치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다.

 이 지역은 환경보호와 지역 이기주의인 님비주의가 다른 지역보다 유달리 강한 곳이다. 이 지역 페어팩스, 밀밸리, 노바토, 샌안셀모, 샌러펠, 소살리토, 티뷰론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테나 전쟁은 지역사회의 갈등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샌러펠 힐 주민들은 마을 인근 공한지에 건설된 안테나 기지가 TV 시청을 어렵게 만들고 자동차 경보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하며 뇌종양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우려가 크다며 안테나 설치를 극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주거지 부근 안테나 추가 설치 저지 소송을 제기한 사이먼 팔머는 “안테나 등 시설물이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기는 힘들지만 우리의 우려를 뒷받침할 환경적 증거는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마린카운티에서 가장 길게 끌고 있는 안테나 설치 분쟁 중 하나가 새 비상 라디오 통신시스템 ‘메라(MERA:Marin Emergency Radio Authority)’를 설치하려는 카운티의 계획과 관련돼 있으며 다른 분쟁은 새로 설치되는 휴대폰 안테나 기지를 둘러싼 갈등이다.

 샌러펠 주민들은 지난해 마을 근처에 세워질 예정인 60피트 높이의 MERA 안테나 건설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주민들은 샌러펠 시당국이 MERA 기지에서 300피트 떨어진 상용 타워에 설치된 수십개의 안테나에서 유출되는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를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은 채 MERA 안테나 설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티뷰론에서 MERA는 마을에 둘러싸인 두 기지 중 한 곳에 안테나 복합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브리언 란티어는 티뷰론의 슈가 로프 드라이브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 자신의 집 바로 옆 물탱크 사이트에 세워지는 58피트 높이의 MERA 안테나 설치 반대 운동을 펴고 있다. 그는 “집 근처에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격분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화 네트워크와 마린카운티의 MERA 라디오 시스템 설치계획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샌러펠 메리 엘렌 어윈 소방위원은 “새 라디오 시스템과 휴대폰 안테나의 확산을 분간해야 한다”며 “MERA 시스템은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시스템은 소방 대원간의 라디오 교신을 가능하게 만든다”며 “샌러펠 힐에 건설되는 MERA 타워는 방사능 염려보다는 안테나 설치로 인한 혜택이 더 크며 다만 상용 안테나의 무분별적인 설치는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MERA 디지털 무선 통신시스템은 경찰, 소방대, 병원 차량간 긴급 음성 교신을 가능하게 해주며 마린카운티와 남부의 소노마카운티 전역에 건설되는 13개의 기간 안테나 기지, 4개의 단파 중계국 및 기타 전송 기지로 구성된다.

 통신회사들은 일부 안테나를 나무와 굴뚝으로 위장하거나 사유지에 세워진 안테나 부지 사용료로 땅 주인에게 연간 수만달러를 지급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주민의 반대를 무마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일부 주민은 전송기, 단파 릴레이 디시, 발전기, 프로판 탱크로 구성된 안테나 기지가 소음 공해를 유발하고 집값을 떨어뜨린다며 불만이다. 주민들은 특히 라디오 전파(RF:Radio Frequency)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이 높고 특히 미성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안테나 설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회사는 긴급 무선 네트워크와 전송탑은 두 관련 업계 협회가 제정하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승인한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