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주일에 4일씩 수업을 듣는 학생이 있나요?”
새 학기가 시작된 몇몇 대학의 학생들은 자신의 시간표를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부러움을 사는 시간표의 기준은 ‘얼마나 좋은 과목을 수강 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학교에 가지 않느냐’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주 4일 수업을 듣는 ‘주사파’가 대부분이었으나 올들어 ‘주삼파’ 혹은 ‘주이파’ 심지어는 ‘주영파’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학교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 여가활동, 아르바이트, 취업준비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실속파 학생들이다.
이는 각 대학들이 사이버 수업비중을 높이면서 생겨난 신풍속도로 ‘공부는 인터넷으로 하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더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숭실대 3학년 김모씨는 “2학기 수업은 힘든 과목들이 많다. 그래서 요일을 번갈아 월수금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그는 나머지 요일에는 도서관에서 부족한 공부를 하거나 인라인스케이트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또 고려대 1학년 이모씨의 경우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더 많은 주이파다. 게임업체 최고경영자가 꿈인 이씨는 강남의 모 게임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회사생활을 하며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4학년 김모씨는 마지막 학기의 전과목을 사이버로 듣는 주영파다. 졸업 후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김씨는 “인턴을 하며 취업준비와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며 “중간고사 때와 기말고사를 제외하고 회사로 출근한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멀티세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학교수업을 들으며 자신이 하고싶은 일들을 찾아 시간을 잘 분배한다는 평이 있는 반면 그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대학이 단순히 수업만 듣는 곳은 아니다’ ‘학과공부보다 대인관계 형성과 사회성 형성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학비가 아깝다’ 혹은 ‘왕따되기 쉽다’는 식의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숭실대 학생처 관계자는 “사이버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이 매년 100% 이상 늘고 있고 이를 희망하는 교수도 늘어나 자연스럽게 사이버강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장단점을 갖고 있는 사이버강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학들의 신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명예기자=김정연·숭실대 projy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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