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정보보호 M&A태풍

하반기 시장 불투명…합병외 대안없어

 인터넷·정보보호업계에 인수합병(M&A)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인터넷·정보보호업계의 일부 기업들이 전격 M&A되는가 하면 그동안 잠잠했던 기업간 M&A 논의가 활발하게 재개되고 있다.

 최근들어 이같은 논의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IT시장 침체와 맞물려 실적악화로 인한 누적적자가 기업 생존의 치명적인 위협요소로 대두되는데다 시장상황이 ‘제살깎기 경쟁’으로 확대되는 등 업계 전체의 생존이 불투명한 가운데 M&A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 만기 도래하는 전환사채(CB)가 현금상환으로 몰릴 경우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상당수 인터넷·정보보호업체들은 부도 위기를 맞거나 설사 CB물량을 소화해낸다 해도 자금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기업간 M&A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왔다.

 인터넷업계의 경우 외국계 웹에이전시인 에이전시닷컴코리아(대표 조민영)와 국내 1세대 웹에이전시(eBI)업체인 홍익인터넷(대표 노상범)이 곧 합병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경 합병설이 나돌다 일부 견해차로 결렬된 후 한동안 접어두었던 합병논의를 10개월여 만에 전격 재개했다. 현재 양사 CEO와 대주주 등 합병논의 주체들은 웹에이전시 분야에서 대형업체의 등장이 요구되고 있다는 대전제 아래 지분율 50대50으로 양사의 대표가 합병법인의 공동대표를 맡는 방안을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다.

 인터넷도메인 등록대행업체인 도메인뱅크(대표 이준희 신명식)는 지난주에 동종업체인 인터넷프라자시티(대표 손영주)의 지분 44%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앞으로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온라인마케팅업체인 드림원(대표 황지윤)은 IT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디에블로에 경영권을 넘겼으며,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씨씨미디어의 지분 33.3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정보보호업계의 경우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업체는 2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달 중순 장미디어인터랙티브가 지분 20%를 홍콩계 체리스톤코리아에 장외매각해 피인수되는 것을 필두로 M&A시장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보호 전문업체들간 대규모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대로라면 9개 정보보호 전문업체가 3∼4개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통합 대상은 H사·S사 등 상대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라고 밝혔다.

 현재 정보보호업계의 M&A는 인수희망 업체보다 피인수 희망업체가 많은 상황으로 협상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인수업체와 피인수업체간 가격·시너지효과 등 양방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사 사례는 많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반기 정보보호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특별한 대안이 없어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보안업체들의 상당수가 M&A될 전망이며 영세업체들의 급매물 출회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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