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KCC정보통신 사장 shlee@kcc.co.kr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시중은행인 그라민 은행장의 감동적인 일대기가 최근 국내에서 출간됐다. 방글라데시 말로 마을이란 뜻의 그라민(Grameen) 은행은 지난 83년 설립돼 제도금융에서 소외된 방글라데시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오로지 신용 하나만으로 소액의 돈을 꿔주는 소액융자 방식으로 성장, 현재는 전국 1175개의 지점을 통해 240만명에게 1600억타카(약 3조3600억원)를 융자해 주는 대형 은행으로 자리잡았다.
보통 방글라데시 하면 생각나는 것이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 거듭되는 홍수와 기아,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 돈으로 48만원(370달러), 총 인구 1억3000만명의 36%가 극빈층으로 허덕이고 있는 세계 최빈국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한 조사 통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보다 높다는 아주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한편 올해 초에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200여 국가의 국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 평균 순위는 34위 정도 될 것으로 스스로 평가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40.2%가 ‘기회가 되면 다른 나라로 이민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 사람들은 현재의 생활에 대부분 만족을 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가 지난 몇십년간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이면에는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상 높은 목표만 좇아다니다 현실에 만족을 하지 못해 정작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불행이 아닌가 한다. 좀더 여유를 갖고 현실의 작은 성취에 만족할 줄 알면서 도전정신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가끔은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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