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은 한중일 3국의 IT교류뿐 아니라 남북한간 IT협력을 한층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한의 관계에서 스포츠 문화교류는 항상 경제협력과 과학기술 교류를 선도하는 바로미터가 되어왔다.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그해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남북한 동시입장은 그해 12월 평양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 이듬해 2월의 남북IT교류협력사업으로 이어졌으며 지난 2년간 남북한간 IT교류가 활발히 펼쳐나가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번 부산아시안게임 역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스포츠행사에 남북한이 동시에 참가하는 첫 무대인 만큼 그 부수적 기대효과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28일 남북한 당국이 한달 후 열릴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동시 입장하기로 합의한 데다 백두산·한라산에서 나란히 채화되는 성화를 사용키로 해 양측협력의 현주소와 기대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행사기간 역시 남북협력이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차 남북경협과 지난 6월 남북 통신회담 이후 CDMA·국제전화 사업 등 남북간 구체적인 IT협력방안들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부산아시안게임이 남북교류의 또다른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북한 IT협력의 기대감을 갖게 되는 이유는 최근 1, 2년사이 고조되기 시작한 북한의 IT산업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이후 IT를 ‘강성대국 건설의 핵심’으로 삼기 시작해 국가 차원에서 관련기술 도입과 전문가 양성 등에 힘을 쏟으며 국가경쟁력 강화와 경제회복의 계기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월 중국의 IT산업을 발전 모델로 삼아 상하이 푸둥지구를 직접 시찰한 것이나 지난 7월 시장경제도입의 움직임을 보여준 것 등은 좋은 전조라 할 수 있다.
부산아시안게임은 모처럼 함께 한 북한 대표단에게 우리의 IT실력을 십분 발휘해 대북 IT협력 가능성, 협력의 물꼬를 트는 모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IT 협력사업 구체화가 남북한 IT 교류확대 가능성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부산아시안게임 기간에 부산시와 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하는 IT엑스포 코리아에는 북한과 함께 중국전자기업협회에 소속된 중국 IT기업 참관단도 방문한다.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부대행사로 열리는 IT엑스포 코리아 행사 등 공식행사에 참관할 지는 IT업계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IT협력에 따른 영향력과 성과를 북한에 보여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북한참관자들 가운데 경제계·학계·IT업계의 인사가 상당수 포함되어 주길 바라는 것이 우리의 IT정보업계의 바람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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