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거위를 잡아라
박문석 지음
신유 펴냄
‘미래는 문화다.’ ‘문화없는 경제는 없다.’
21세기 신문명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이며 디지털시대는 ‘탈산업화의 시대’다. 경제 및 산업의 중심축도 공업이나 제조업에서 정보문화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저자인 성암(省巖) 박문석은 이같은 시대상황을 들어 세계는 지금 미디어콘텐츠의 춘추전국시대임과 콘텐츠가 달리지 않는 정보고속도로는 무용지물임을 강조한다. 21세기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바로 지식·정보·문화라는 것이다.
도서출판 ‘신유’가 펴낸 ‘황금거위를 잡아라’는 현직 차관이 저술한 책답게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을 훤히 꿰뚫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저작권과장을 거쳐 문화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종무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박문석 차관의 문화산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물씬 풍겨나고 있기도 하다.
총 9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은 21세기의 황금산업인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온국민의 열정으로 치른 ‘월드컵’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해 성공적으로 치러진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 민족의 새 문화코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첫장에서는 미디어콘텐츠 산업이 21세기 국가흥망사업임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며 21세기 국력의 원천은 정보와 지식이며 이를 담아낸 것이 바로 문화콘텐츠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이어지는 2∼5장까지는 국내 캐릭터 및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문화강국, 지식강국으로 갈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 저작권과장 시절부터 쌓아온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우리의 캐릭터 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저작권 보호 방안도 제시한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방송시대의 개막도 알리고 있다. ‘마침내 방송의 신지평 열리다’라는 제목의 제7장에서는 디지털과 멀티미디어 및 인터넷, 방송, 통신 등이 포괄적으로 융합된 새로운 방송시대가 도래했음과 이에 대한 선진국의 입법동향을 소개하며 우리의 정책대응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8장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왜 콘텐츠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콘텐츠 산업은 일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파급력과 연계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콘텐츠가 취약하고 기술수준이 낮은데다 유통구조의 과비용, 환경 및 제도 미비, 전문인력 부족 등 문제점이 많아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창의적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한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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