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TV와 벽걸이TV만 디지털TV가 아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아날로그 컬러TV를 대체할 다양한 디지털TV가 부쩍 인기를 얻으면서 디지털TV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지만 베스트셀러는 단연 브라운관(CRT)방식의 디지털TV로 나타나고 있다.
CRT방식의 디지털TV는 두께가 기존 방식 그대로라는 점을 빼고는 고선명(HD) 화질 실현과 함께 디지털방송 수신 등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게다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32, 36인치대 제품은 가격이 200만원을 넘지 않아 구매자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해 가장 널리 보급된 25, 29인치 아날로그TV의 대체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아남전자 등에서 만드는 100만∼200만원대의 평면 CRT방식의 판매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업체별로 판매대수를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대비 200∼250% 수준의 판매확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전자산업진흥회가 지난 6월말까지 각사 디지털TV 판매대수와 판매액을 집계한 내용에서도 나타난다. 총 31만8000여대가 팔린 디지털TV 가운데 판매대수로는 18만5000대로 60% 가까운 수준이다. 가격이 싼 만큼 총 판매액에서는 50%를 차지한 프로젝션에는 못미치지만 37%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판매하는 각 업체의 판매집계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매월 3000대 규모로 팔리던 CRT방식의 디지털TV가 올들어 월평균 1만여대씩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매호조는 아날로그제품의 30%에 이르는 수준이다. 삼성은 가장 많이 팔린 29인치 CT-29Z4HR 모델만 월 1만1000대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전자의 경우도 199만원대의 32인치 DSC 3260W CRT형 디지털TV의 출시가 급증세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경우 전체 디지털TV 제품군에서 32, 36인치 브라운관 타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기타 디지털TV 제품과 비교했을 때 70%에 이른다. 특히 이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디지털 위성 수신기를 별도로 구매, 장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도록 일체화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LG전자와 아남전자 등도 내용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디지털TV시장에서 프로젝션TV가 각 가전사의 매출을 올리는 최대 효자라면 CRT방식의 디지털TV는 판매대수에서 가장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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